웃기는 광고 효과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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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웃음으로 불황을 극복하자.'요즘 웃기는 광고가 뜨고 있다.

불황 한파로 호주머니가 썰렁한데다 사회 분위기마저 뒤숭숭한 탓인지 유머러스한 광고들이 쏟아지면서 웃음을 선사하는 청량제 구실을 하고 있다.기업들도 광고효과가 크다고 분석,가전제품에서부터 이동통신.맥주.화장품.의약품등 다양한 업종에서 이 기법을 활용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독립만세 냉장고 '따로따로'의 신문광고는 물구나무를 선 두명의 씨름선수가 너무 대조적인 표정을 짓고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한 선수는 한팔로 버틴 채 낑낑대는 반면 다른 선수는 머리에 선글라스까지 걸친채 두팔로 여유있게 물구나무를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이 광고에서 팔은 냉장고의 냉각기를 의미하면서,두개의 냉각기가 따로따로 돌아가는 삼성냉장고 제품의 우월성을 내세우고 있다.'새차니까'에서 시작,'헌차'→'내차'로 이어지는 유공의 엔크린 휘발유 광고도 코믹 터치의 대표적인 예다.

OB라거와 진로카스맥주의 유머광고 대결도 볼만하다.

OB라거가 박중훈의'랄랄라 춤'선풍에 힘입어 판매량이 월평균 4백50만상자에서 5백만상자로 불어나자 카스맥주도'터프 가이'이미지의 최민수를 우스꽝스런 연기로 변신시켜 내세웠다.

랄랄라 시리즈는 연극배우 최종원이 조연으로 등장한 2탄이 나와 색다른 웃음을 유도하고 있고,카스맥주도'눈물 편'에 이어'금메달 편'을 선보이고 있다.

펩시콜라 광고는 병 끝까지 콜라를 빨아들이던 꼬마가 병속으로 빨려들어가버린 모습을 보고 누나가 “엄마,얘 또 들어갔어”라고 외치는 장면을 통해 펩시의 맛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머광고 붐을 일으킨 SK텔레콤의 011 휴대폰 광고도'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라는 테마로 형사편.사자편.구조대편을 잇따라 내놓았다.한 업계 관계자는“유머광고가 나간 이후 매출이 각사에 따라 10~40% 늘어난 것으로 분석돼 불황속의 새 광고유형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외국에서도 사회적 분위기가 우울할 때는 '근엄한'것보다'부드러운'이미지의 광고가 효과를 갖는다는 보고서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종태 기자

<사진설명>

삼성전자의 따로따로 독립만세 냉장고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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