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틱 유해물 판정은 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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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이하 청보위)에서 대중음악 가사의 청소년 유해성을 심의해 오던 유명 대중음악 평론가 임진모(49)씨가 최근 동방신기의 ‘주문-미로틱’ 유해물 판정 등 심의 기준에 불만을 품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임씨는 10일 청보위의 음반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자의적인 심사 기준으로 가사의 유해성을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며 사의를 밝혔다.

음반심의위원회는 음악방송 PD·음악포털 편성부장·작사가 등 음악업계를 대표하는 9명으로 구성되며, 유해성이 의심되는 곡들에 대해 1차 심의를 하는 곳이다. 심의 결과는 2차로 청보위에 상정돼 최종 판단이 내려진다.

그가 사의를 표명한 계기는 청보위가 지난달 말 동방신기의 히트곡 ‘주문-미로틱’에 대해 노래의 맥락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청소년 유해물 판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대해 동방신기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하는 등 논란이 확산돼 왔다.

임씨는 전화 통화에서 “‘주문-미로틱’의 경우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 내 소신”이라며 “논란이 빚어진 이후에도 청보위가 심사 기준에 대한 개선을 고려하지 않는 점을 보고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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