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 신도시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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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신도시 개발 기술이 해외에 수출된다.

한국토지공사는 10일 서남아시아 카스피해 연안에 있는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이 나라의 신행정도시 1단계 개발을 도맡는 건설사업총괄관리(PM) 계약을 맺었다고 11일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신행정도시는 다바치주와 하츠마스주에 걸친 샤브란 평원 일대 7200만㎡로 분당신도시의 3.6배 규모다. 2038년까지 3단계에 걸쳐 행정·관광·문화·레저 등 복합 기능을 갖춘 인구 50만 명의 친환경 신도시로 건설될 계획이다.

토지공사는 이 중 인구 10만 명이 거주할 1단계 사업의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맡는다. ▶사업 기획 ▶지구 지정 ▶관련 조직 및 법률 정비 ▶재원 조달 계획 ▶공정 관리 등을 포함한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1단계 사업은 2011년 부지 조성 공사에 들어가 2018년 완공될 예정이다. 토공이 따낸 1단계 사업의 수주액은 3150만 달러(450억원)다.

토지공사는 이번 1단계 사업을 발판으로 2, 3단계 PM도 어렵지 않게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 3단계까지 맡을 경우 수주액은 총 7억 달러(1조원)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은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우리나라 정부에 2006년 6월 신행정도시 입지 선정 등에 대한 기술자문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토지공사와 공동으로 개발 기본 구상안을 세워 같은 해 말 아제르바이잔 정부에 전달했다. 지난해 4월 방한한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판교신도시를 방문한 뒤 양국 간에 신행정도시 개발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속도를 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아제르바이잔이 신속한 개발을 원해 20~30년 걸리는 유럽 모델보다 단기간에 대규모 신도시를 성공적으로 조성해온 한국형 모델을 선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토지공사 이종상 사장은 “이번 PM사업 계약으로 한국의 신도시 기술 수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토지공사의 이번 PM 계약이 공사 수주로 이어지면 시공을 맡게 될 국내 민간업체들의 고용 창출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신행정도시 전체 공사비는 272억 달러(39조원)로 추산된다. 이 중 토목공사비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아제르바이잔은 중앙아시아의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중 하나로 인구 850만 명, 면적 8만6600㎢(한반도의 5분의 2 수준)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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