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 Holic] “충북 한 바퀴 걷기 코스 개발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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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도 경계를 따라 충청북도를 한 바퀴 도는 걷기 코스 개발에 나선 산악인이 있다. 충북도계 탐사팀을 이끌고 ‘삶 결 따라 이천오백리’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는 박연수(사진) 대장이다. 새 도로가 뚫리면서 끊어진 길과 막힌 길을 잇거나 사라진 옛길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2006년 충남 조치원을 출발해 시계 방향으로 탐사를 하고 있다. 매주 둘째·넷째 토요일마다 걷는다. 현재 속리산까지 갔다. 탐사는 2010년까지 계속된다.

탐사팀 임무는 또 있다. 잘못된 행정구역을 바로잡고, 향토문화를 발굴하는 일도 한다. 이를 위해 지역 행정가와 문화 연구가 등이 참여하는 마을탐사팀을 별도로 꾸렸다.

“길을 잇는 것은 현지 주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거주 환경 개선에 도움이 돼야죠. 가령 충남·북 경계 지역에 안채는 충남이고 마당과 대문은 충북인 집이 있어요. 도로변 집들은 소음 때문에 생활에 큰 불편을 겪기도 하고요. 도계 탐사를 하면서 이런 사례들을 수집해 관할 행정부서에 알릴 겁니다.” 박 대장의 설명이다.

탐사팀은 환경감시단 역할도 한다. 진천을 지날 때 무분별한 도로공사 때문에 일어난 큰 산사태를 본 게 계기였다. 박 대장은 “산사태는 자연이 위험에 처했다는 경고인 동시에 주민의 삶을 위협하는 재앙인데도 우리는 그 예방과 대처에 안일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가 많이 걸으면 걸을수록 더 많은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도민의 삶과 환경도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박 대장은 “우리가 탐사하는 코스는 우리나라에서 내륙으로 도계를 한 바퀴 걸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충청북도를 다 잇고 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꿈을 내비쳤다.

그는 탐사 중에도 틈틈이 산에 오른다. 6월 16일엔 파키스탄 북부 히말라야의 해발 6235m 봉우리에 올라 ‘직지봉’이란 이름을 붙였다.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에서 따왔다. 파키스탄 정부는 7월 27일 이를 공인했다. 박 대장을 비롯한 한국 원정대가 세계 최초로 등정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곧 히말라야 지도에서 한국식 이름이 붙은 봉우리를 볼 수 있겠다.

설은영·장치선 워크홀릭 객원기자


충청북도, 강원도, 부산·광주·대구·대전·울산·전남·전북·경남·충남교육청, 서울강남구청·교육청, 세계사회체육연맹, 한국교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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