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경제학] ‘불황이 고맙군’ 맥도널드 매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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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세계 경제에 찬바람이 불면서 값싼 패스트푸드가 잘 나가고 있다.

맥도널드는 10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늘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문을 연 지 1년이 지난 매장만을 대상으로 한 ‘동일점포 매출’도 8.2% 증가했다. 동일점포 매출은 매장 수가 자주 바뀌는 외식업계에서 매출 변화 여부를 판단할 때 대표적으로 쓰는 기준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맥도널드의 매출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적으로 햄버거와 같은 ‘정크푸드’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데다 달러 강세로 가격 경쟁력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도널드 매출은 유럽에서 9.8%,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에서 11.5% 증가했다. 펀드조사업체인 ‘모닝스타’의 분석가 존 오웬스는 “경기 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값싼 메뉴를 찾기 시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맥도널드가 1달러 미만의 아침식사 등 다양한 저가 메뉴를 선보인 덕이라는 것이다.

반면 비싼 커피를 찾는 사람이 줄면서 스타벅스의 이익은 반 토막이 났다. 특히 2006년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팔기 시작하면서 스타벅스가 고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올해 600개 이상의 매장을 폐쇄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반등의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맥도널드 주가는 이틀 연속 올라 56.48달러를 기록한 반면 스타벅스는 6일 연속 하락해 10.2달러에 그쳤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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