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 의원 원내대표 출마 뜻 굳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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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원내총무의 명칭을 원내대표로 바꾸고 오는 19일 경선을 실시키로 함에 따라 후보군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원내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했던 5선 중진 김덕룡(金德龍.DR)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보군중 출마의사를 표시했던 일부 인사들이 김 의원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어 대결구도도 가시화되고 있다.

김 의원의 경우 아직 공식 입장표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출마방침을 굳히고 이번 주초 공식 입장표명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김 의원을 면담한 한 의원은 9일 "최근 김 의원을 접촉한 결과 이번에 원내대표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17대 국회가 원내정당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당과 국회를 바꾸는데 일조하겠다는 점을 내세우며 선거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처음 도입되는 수석부대표 러닝메이트로는 개혁성향의 재선급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이 출마방침을 굳히면서 당초 출마의사를 밝혔던 정의화(鄭義和) 김무성(金武星) 의원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의원은 "본인이 출마의사를 밝힌 만큼 김 의원의 당선을 위해 도울 방침"이라고 말했고, 정의화 의원도 "DR이 출마선언을 하면 도와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신 두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장직이나 지도부 경선에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3선의 안택수(安澤秀) 맹형규(孟亨奎) 의원은 김덕룡 의원의 출마와 무관하게 원내대표 도전의사를 분명히 했다.

안택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2당이 된 뒤 많은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확고한 자유민주주의 신념을 가진 사람이 나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경제를 살려서 국민이 잘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형규 의원도 "새로운 한나라당의 모습은 전국의 젊은층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인 만큼 당의 얼굴인 원내대표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젊은 층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 수 있는 미디어형 인물이어야 한다"면서 "원내대표 경선에 나가는 것을 포지티브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 의원은 "여당과 상대하는 것도 이젠 합리적으로 해야 하며 당리당략에 따른 패거리정치는 안된다"면서 "과거 원내총무는 싸움만 했지만 앞으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남이나 강원권에서 런닝메이트를 물색하고 있다.

권철현(權哲賢) 의원은 "현재의 여러 상황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흔들 가능성이 높은데다 50여년 이어온 메인스트림(주류)의 교체시도도 많은 만큼 원내대표 스스로 논리적으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고 적임자론을 내세우면서도 "최종 결정은 내주초에 하겠다"고 다소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김문수(金文洙) 의원도 "조만간 입장을 정하겠다"며 출마여부를 놓고 고심중임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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