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신영옥 파리오페라 무대서 선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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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소프라노 신영옥(36)씨가 파리 오페라계를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달 8일부터 31일까지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공연된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여자 주인공역을 맡은 신씨에게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것.신씨는이미 93년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의 『가면무도 회』에 출연,파리지엥들에게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이번 『사랑의 묘약』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유감없이 발휘,오페라팬들을 사로잡았다.
이 오페라는 최근 파리 오페라에선 보기 드물게 12차례 전공연이 매진되는가하면 공연이 끝나고도 관객들의 열광적인 기립박수때문에 30여분씩 막을 내리지 못할 정도였다.특히 사랑에 빠진순박하고 정열적인 시골 처녀 아디나로 나온 신 씨는 따뜻하고 미려한 목소리와 완벽한 기교로 청중을 사로 잡았다.
이번 공연에 대해 르 피가로지는 『우아하고 황홀한 자태와 불필요한 힘을 주지 않고 부르는 가창력은 오페라의 진수를 맛볼 수 있게 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르 몽드지도 『풍부한 음역으로 시골 처녀의 분위기를 훌륭히 연출했다』고 평했고 르 파리지엥은 『신씨는 완벽한 목소리로 매혹적인 아디나를 창출했다』고 칭찬했다.
도니체티가 1832년 작곡한 이 오페라는 이번에 이탈리아의 유명한 연출가와 지휘자및 무대장식을 그대로 옮겨와 『사랑의 묘약』이 갖는 전원적 풍경속에 사랑과 웃음을 잘 엮어냈다는 평을받았다.또한 남자주역을 맡아 「남몰래 흘리는 눈 물」을 열창한세계적 벨칸토 테너 라울 히메네스,연적의 바리톤 피터 사비지,돌팔이 의사역의 베이스 알프레드 마리오티등은 신씨와 완벽한 호흡을 맞췄다.
신씨는 이번 공연의 성공으로 오는 9월 역시 오페라 코미크에서 독창회를 갖는 한편 98년도로 예정된 『카르멘』에 주연으로출연해줄 것을 요청받았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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