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월드컵 열기조성 숨은 공로자 안동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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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축구에 미친 사람,깃발 신사,월드컵 환자…」로 불렸다는 안동환(安東煥.48.㈜아멕스대표.사진)씨는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가 확정된뒤 한동안 감격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월드컵 유치운동의 뒤안길에서 국민적 함성과 흥분을 이끌어낸 「2002 World Cup Korea」 깃발을 만든 주인공으로 비로소 보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김포공항.축구장에 날리는 깃발부터 아이들 손에 들려 나부끼는 깃발까 지 시중에 나도는 월드컵 깃발은 모두 그가 만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시달서구장동 성서공단에서 종업원 22명을 데리고 자그마한 섬유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安씨는 월드컵 유치운동이 서서히달아오르던 95년 5월,사비를 털어 깃발 제작을 시작했다.
『깃발 만큼 사람을 흥분케하고 응집시키는 힘을 가진 것도 없습니다.당시만 해도 위에서는 월드컵 유치바람이 부는데 국민들은싸늘하기만 했습니다.깃발은 국민적 함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그는 이 깃발을 모두 무료로 월드컵유치위원회와 대한축구협회,각프로구단,축구를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공동대표 金興國),축구장관중 등에게 공급했다.
19개 국제축구연맹(FIFA)집행위원국 축구협회를 비롯,외국스포츠단체.언론에도 「월드컵 코리아」깃발을 보냈다.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축구팀 선수와 임원에게도 일일이 수기(手旗)를 나눠줬다.외국에 한국의 월드컵 열기를 알리는데 조용 한 선봉장 역할을 한 것이다.
1년여동안 그가 나눠준 깃발만도 15만여개.돈으로 따지면 3억여원에 달한다.중소기업을 운영하는 安씨에겐 제법 큰 돈이 아닐 수 없었지만 경기부진으로 부도위기에 몰릴 때도 깃발 제작만큼은 물량을 줄이지 않고 버텼다.安씨는 월드컵 유 치가 확정되긴 했지만 해외 깃발보내기 운동,고속으로 달려도 찢어지지 않는월드컵 깃발 제작및 보급등 자신이 할 일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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