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 ●·류 싱 7단
60, 62는 속수. 프로라면 두기 싫은 수다. 65로 젖힐 때 백은 또 갈등이다. 두 번이나 속수를 두었는데 또 빈삼각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해서 66으로 먼저 끊은 다음 74까지의 코스를 선택했는데 이런 장면이 참으로 난해하고 미묘한 대목이다. 먼저 끊은 것은 우변을 굳혀준 죄가 있다. 또 74로 잇고 보니 빈삼각으로 나온 다음 꼬부린 것과 똑같다. 백이 얻은 것은 72의 이득. 어느 쪽이 잘된 것일까.
냉정하게 둔다면 ‘참고도 2’ 백1로 빈삼각을 감수해야 옳았다. 흑이 만약 2로 지킨다면 그때 하나 끊어 응수를 본다. 흑이 버틴다면 7, 9가 선수. 여기서 선수를 잡은 백은 A나 B의 공세로 전환하게 된다. 이창호 9단이니까 75에서 백은 C로 살아둘 것이라 했는데 예상을 뒤엎고 76으로 푹 들어가는 바람에 모두들 깜짝 놀라고 만다. 과격하지만 신랄하다. 그러나 69쪽의 철벽이 불안하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