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권 경선 출정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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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통합민주당 정세균<左>·추미애<中> 의원이 17일 각각 당대표 후보 출범식을 하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이에 앞서 15일 출정식을 가졌다. [사진=오종택 기자]

통합민주당 대표 경선이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정세균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당 대표 출정식을 겸한 ‘뉴 민주당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유능한 민주세력이 하나로 모여 수권 정당으로 발돋움하는 변화와 도약이 필요한 시기”라며 “화합력과 포용력을 통해 통합의 후유증을 말끔히 씻는 리더십을 가진 후보는 정세균”뿐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자인 추미애 의원의 ‘간판론’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다. 정 의원은 “지구당 활성화를 통해 지역구 주민, 지지자, 중도 성향의 국민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정당을 만들 것”이라 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엔 현역 의원 40여 명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추 의원도 이날 여의도 후원회 사무실에서 출마 선언식을 했다. 추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정 의원의 ‘대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추 의원은 “조직 또는 계파에 기반한 대세론은 민심의 바다에 나가는 순간 허물어지기 때문에 허구이자 무용지물”이라며 “대의원의 신뢰 속에서 조직과 계파의 껍질을 깨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이날 수도권 전직 시·도 의원 등과 만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는데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은 아직도 실패한 열린우리당의 색채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완전히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추미애·정대철 등 대표 주자 3인은 18일 제주 MBC에서 열리는 후보 토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맞대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원외가 더 많은 최고위원 경선=이날 등록을 마감한 최고위원 후보 중 현역 의원은 송영길·김진표·박주선·문학진 등 4명뿐인 반면, 원외 인사 중엔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과 김민석·정균환 최고위원, 문병호 전 의원과 친노 인사인 안희정씨 등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영남권 대표 주자로 출마설이 돌던 조경태 의원은 도전장을 거뒀다.

3선 이상 중진 현역 의원이 즐비한(전체 81명 중 24명) 민주당이지만 이들 중 최고위원에 도전한 사람은 송영길 의원뿐이다. 대부분의 중진들이 상징성이 앞서는 최고위원보다는 실속 있는 국회 상임위원장이나 당 정책위의장 자리에 관심을 두는 반면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원외 인사에겐 다른 길이 마땅찮은 상황인 때문이다.

글=임장혁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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