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본선 필승 전략은 … NYT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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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예선이 끝나자마자 숨 고를 틈도 없이 본선을 위한 전투 태세에 돌입했다. 맞수인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의 일전을 앞두고 오바마가 준비 중인 필승 전략을 뉴욕 타임스가 8일 소개했다.

①적과의 동침도 불사=본선 체제로 탈바꿈 중인 오바마 선거캠프는 당내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쪽 인맥에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다. 우선 오하이오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경선 때 힐러리 승리를 견인했던 전략가 애런 피커럴을 기용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힐러리 캠프의 총책임자를 지내다 올 2월 경질된 패티 솔리스 도일을 비롯, 힐러리의 선거 참모들을 줄줄이 영입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1992년 대선 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위해 상대 후보의 약점을 캐낸 것으로 유명했던 뒷조사 전문가 댄 캐럴에게도 구애 작업을 펼치고 있다. 본선이 이전투구로 번질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종종 과격한 발언을 일삼아 보수층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는 부인 미셸 오바마에게도 노련한 민주당 참모들을 따로 붙여 보좌토록 할 계획이다.

②지명도 높이기 총력전=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오바마지만 여전히 그를 잘 모르는 미국인도 상당수다. ‘오바마는 무슬림’ 식의 오해와 편견이 난무하는 것도 그 때문. 이를 불식하기 위해 오바마 측은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전국에서 대대적인 TV 광고를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아메리칸 드림’의 표본 같은 오바마의 인생을 널리 알리겠다는 것이다. 공화당에 따르면 오바마 캠프는 25개 주에서 광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진 2004년 대선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7개 주에서 TV 광고를 한 것이 미 대선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들인 사례였다. 오바마 측은 6월 중순, 늦어도 7월 초부터 광고 공세를 벌일 계획이다.

③“문제는 경제”=매케인은 오바마의 취약점인 외교 및 안보 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오바마는 최근 고유가와 고실업으로 시름하는 민심을 파악하고 경제를 핵심 이슈로 삼기로 했다. 당장 9일(현지시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시작으로 17일간 ‘경제 투어’에 들어갔다. 미국 전역을 돌며 일자리·유가·세금·교육·보건 등 민생 관련 정책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④공화당 텃밭 집중 공략=과거 대선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기 전통적인 강세 지역을 꿰차고,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접전 지역에 승부수를 던지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올해 대선에서 오바마와 매케인은 상대 당이 강세인 지역까지 넘보고 있다. 대선에서 오랫동안 민주당 후보를 뽑은 적이 없는 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몬태나주 같은 곳에서도 오바마가 활발한 유세를 펼치려는 이유다. 이들 지역에서까지 매케인이 방어전을 치르느라 돈줄을 풀게 되면 오바마는 다른 접전 지역에서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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