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의현장>1.美 메이요병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어제의 불치병이 오늘은 난치병으로,오늘의 난치병이 내일은 완치 가능한 질환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이미 의학은 인술(仁術)을 강조하는 학문에서 벗어나 경제원리가 강조되는 첨단유망산업의 하나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이러한 21 세기 미래 의학계의 주도권 장악을 위한 선진 각국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
이에 중앙일보사는 해외 유명병원들을 직접 찾아가 생생한 첨단의학의 세계와 함께 연구경쟁을 통해 일류병원으로 성장한 그들만의노하우를 상세히 소개하는 특집기획시리 즈 「첨단의료의 현장」을시작한다.
[편집자註] 인구 7만명의 마을인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의작은 비행장이 금년 6월부터 국제공항으로 지정됐다.이유는 로체스터를 대표하는 메이요(Mayo)병원에서 진료를 받고자 전세계에서 자가용 비행기로 몰려오는 부호와 유명인사들의 편의를 위 해서다.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이 대통령재직 시절 대장혹 제거수술을 받았던 곳,빌리 그레이엄목사나 요르단 국왕과 같은 세계적 명사들이 매년 정기검진을 받으러 온다는 이 병원은 병원 종사자만도 2만여명에 달한다.
메이요병원은 미국 병원의 평가를 그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해마다 실시해 알려주는 유에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에 지난해만도 소화기내과.심장내과.비뇨기과.신경과.내분비 등의 분야에서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환자의 관심사야말로 고려돼야 할 유일한 관심사』라는 말을 남긴 창업자 메이요 형제에 의해 설립된 메이요병원이 문을 연 이후 현재까지 진료받은 환자는 500만명선.특이한 것은 눈부신컴퓨터 발달에도 불구하고 메이요병원에서는 이 많 은 환자의 차트들이 일일이 손으로 기록된 채 보관돼 있다.일례로 이 병원에서 출생해 70년간 진료받은 70대 노인의 차트 표지에는 애기( Baby)라는 빛바랜 기록이 있다.500여만개의 차트중 분실된 것은 400여개로 0.01%미만 .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있는 협력진료를 처음으로 시도한곳,1950년 노벨상의 영광을 안겨준 스테로이드제 코티존의 관절염 환자 치료제로의 첫 사용,대서양을 최초로 횡단한 찰스 린드버그를 통해 조종사의 복장과 산소 마스크 개발 ,현재도 수술도중 즉시 결과를 확인해 수술의 향방을 결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냉동조직검사법의 발견,결핵 치료제 첫 사용 등 의료발전에 기여한 메이요병원의 업적은 수없이 많다.
『아이가 하지 말라는 짓을 자꾸 하는데 어떡하지요』『만 5세이전의 아이에게는 설명만으로 금지된 행동을 억제시키기가 어렵습니다.두번 이상 「하지 말라」고 말한 후에도 말을 듣지 않으면아이를 다른 장소로 옮기세요.』질병치료와 함께 일 상생활의 행동 지침도 말해주는 소아과 하우스(60)교수는 자상한 친정어머니의 모습이다.
환자 면담 시간에 따라 진찰료가 올라가는 제도아래 진료하는 미국의사들은 충분한 시간 환자를 진찰함은 물론 환자의 모든 질문에 일일이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메이요병원의 큰 자랑중 하나인 교수진은 엄밀한 객관적 인정아래 선발된다.이 병원 소화기내과 전임의 김웅(金雄)씨는 『메이요 가문 사람중 메이요병원 교수는 63년이래 단 한명도 없다』고 소개했다.진료로 인한 수입은 의학교육과 연구에 쓰여야 된다는 메이요 형제의 취지에 따라 1911년이후 메이요병원은 공익재단으로 운영되고 있다.현재 연구진은 1,350명에 연구비는 연 1,000억원정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