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재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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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레이저프린터를 만들 때 핵심 부품인 프린터용 벨트를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썼다. 국내 중소기업이 품질 좋은 벨트를 생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신뢰성평가센터)이 나섰다. 상아프론테크 등 7개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벨트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개발하고 지원했다.

그 결과 상아프론테크가 프린터용 벨트의 품질을 일본 제품 못지않게 높이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상아프론테크가 납품한 벨트를 쓴 신제품을 출시해 당시 77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올렸다.

삼성전자 박현기 상무는 “품질이 향상된 국산 부품을 쓰는 덕에 올해만 4000억원 정도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시범실시된 ‘신뢰성 상생 협력사업’이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되면서 지식경제부가 8일 올해 지원규모를 1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신뢰성 상생 협력사업은 대기업과 신뢰성평가센터가 공동으로 중소기업이 좋은 품질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이 사업을 위해 20억원의 예산을 들였다.

가톨릭대 김기찬(경영학) 교수는 “ 협력 시스템을 통해 부품·소재를 국산화한다면 대일 무역역조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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