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하공 총선앞두고 유혈사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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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남아공(南阿共)줄루족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다음달 실시될 총선을 앞두고 유혈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분쟁지역인 콰줄루-나탈에서는 한달 4백명수준이던 희생자수가 지난달 24일 이후 1주일만에 1백70명을 넘을 정도로 사태가심각해지고 있다.
남아공 사상 최초의 자유선거가 실시됐던 지난해 4월 정치테러에 의한 희생자가 평소보다 4배나 증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다음달 1일 총선날짜가 다가올수록 사망자수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벌어지는 유혈사태는 남아공 남동부 콰줄루-나탈지역을중심으로 한 소수민족 줄루족의 폭력적인 분리운동 때문.
흑인계 야당 인카타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은 코사족.수투족이 장악한 넬슨 만델라 정권으로부터 떨어져나와 독립국가 건설을 원하고 있다.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인카타측이 만나기만 하면대낮 도심지에서도 충돌을 야기,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이로 인해 대도시에 거주하는 수천명의 줄루인들이 정치테러를피해 피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아공 치안당국은 지난 8월 이 지역에 1천명의 추가병력을 파견했으나 사망자수는 도리어 늘어나는 결과를 빚고 있다.
여기에다 무장투쟁을 주장하는 인카타黨내 강경론자들이 테러분자들을 비밀리에 훈련시키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가 하면 온건파로알려졌던 망고수투 부텔레지 인카타黨 당수조차 최근『무슨 일이 있더라도 줄루족 국가를 건설하겠다』며 강경노선으 로 선회하고 말았다. 줄루족에 대해 독립국가 건설 또는 대폭적인 자치권 허용이 없을 경우 남아공 유혈사태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어서 흑백(黑白)정권교체를 이룬 만델라대통령의 정치력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런던=南禎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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