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유바둑 58년만에 부활-조남철.이창호 순장바둑 대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바둑의 대부 조남철(趙南哲.72)9단과 1인자 이창호(李昌鎬.20)7단이 10월6일 한국기원에서 「순장바둑특별기념대국」을펼친다. 순장바둑(일명 조선바둑)이란 처음 17개(黑9개.白8개)의 돌을 엇갈려 놓고 白선수로 시작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바둑〈기보 참조〉.계가 방법에서 죽은 돌을 따지지 않고 대국진행은 철저히 전투적인 특색이 있다.
그러나 1937년 여름「제1회 전조선위기선수권대회」를 개최하기 전 채극문(蔡極文).유진하(柳鎭河)등 당시 기원업무를 관장했던 국수들이 모여 순장바둑을 폐지하고 현대식바둑(일본식 바둑)을 두기로 결의했다.이때부터 순장바둑은 일본바둑 에 밀려 점점 쇠퇴하더니 해방후에는 아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한국기원이 현대바둑50주년 기념행사로 개최하는 이번 대국은 한국기사중 순장바둑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趙9단이 종가의 직계라 할 李7단에게 순장바둑을 전수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두사람은 지금까지 한번도 대국한 일이 없다).
대국일시는 10월6일 오후1시.제한시간은 각 1시간30분.黑白의 경계선 내부의 돌을 모두 들어내고 집을 계산하는 특이한 계가방법에 계산의 천재 李7단이 어떻게 적응할지도 관심거리다.
〈朴治文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