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판화제>日 출판계 풍요속의 빈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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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지난해 일본 서점가에 나온 신간(新刊)서적이 사상처음 5만종류를 넘어섰지만 출판업계는 울상을 짓고있다.출판 경기가 좋아 신간이 쏟아진게 아니기 때문이다.
『출판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출간된 신간은 모두 5만3천8백90종류.
2만7천종류였던 지난 79년에 비해 15년만에 두배로 늘어났으며 연간 4만종류 벽을 불과 4년만에 넘었다.그러나 판매부수는 지난해 8억8천7백95만부로 6년만에 겨우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증가율도 전년대비 불과 1.2%에 그쳤다.책 은 많이 나오지만 잘 팔리지 않는게 일본 출판업계의 현실이다.
일본 출판업계에서는 앞으로 일어날 「빈곤의 악순환」을 걱정하고 있다.책이 단명(短命)하게되면 출판사는 값싼 비용으로 급히다른 신간을 내지만 또 다시 독자들에게 외면당해 반품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이런 상황 속에서 더욱 어려움을겪는 곳은 소형서점들이다.책종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독자들은각종 책종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형서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매장 대형화계획을 세우고 있는 대표적인 서점은 도쿄(東京)에 본사를 둔 기노쿠니야(紀伊國屋)서점.이 서점은 올해안으로 비즈니스街인 오테마치(大手町)에 1천평방m규모의 대형매장을,내년 10월 JR신주쿠(新宿)驛 남쪽 출입구 근처에 개 점하는 백화점 다카시마야(高島屋)안에 4천7백평방m규모의 대형매장을 계획하고있다.조만간 효고(兵庫)縣과 오사카(大阪)府등에도 대형매장을 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밖에 나고야(名古屋),아이치(愛知)縣 도요바시(豊橋)市,오이타(大分)市 등 일본 전국각지에서 1천평방m이상의 대형서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반면 소형서점들의 경영상황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새로나오는신간의 종류는 많아도 부수는 감소해 배본(配本)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신간 5만종류」의 시대에 가장 추위를 타고있는 곳은출판사와 소형서점이다.
東京=金國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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