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격전장밀착점검>경기도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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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선거열풍이 분다.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전국토는 격전장이 됐다.사상최대 규모의 후보들이 저마다 사활(死活)을 걸고 뛰고 있다.뿐만아니라 중앙당도 명운(命運)을 걸고 승패에 매달리고 있다.지방과 중앙 양편의 이같은 상호작용으로 선거 분위기는 급상승기류를 타고 있다.그 결과 지금까지의 판세가 크게 흔들리고있다.지역에 따라 많은 곳은 50%를 상회하는 부동층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中央日報는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장이 되고 있는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를 주요이 슈 중심으로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註] 경기도는 며칠전까지만해도 안개속이었다.대진표가좀처럼 짜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다가 막판에 드러난 윤곽이 3파전.민자당 이인제(李仁濟).민주당 장경우(張慶宇).자민련 김문원(金文元)후보가 그들이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닷새도 못갔다.무소속 임사빈(任仕彬)후보의 가세 때문이었다.任후보는 공직사퇴 시한인 10일 국회의원사퇴와 민자당탈당을 동시에 결행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지사는 한자리 뿐이다.그런데 그 좋다는 국회의원의 금배지를 자기손으로 떼고 도전한 현역의원만도 세명이다.李.張.任후보가 그들이다.다른 광역단체의 경우와 큰 차이를 보인다.다른 시.도중 현역의원끼리 맞붙은 곳은 한군데도 없다.출마를 모색하던 의원들은 확신이 서지 않자 주저앉았다.의원직 유지를 택한 것이다. 그러니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들 세명은 나름대로 승리를확신했다고 보아야 한다.그렇지 않고서야 임기가 1년가까이 남은의원직을 사퇴했을리 만무하다.배수진을 친 사람이 세명이니 혼전이 아닐 수 없다.
경기지사 선거의 최대 변수는 任후보의 출마다.그만큼 돌발적이다. 민자당은 9일 任후보를 호출했었다.설득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다크호스로 지목되는 유석보(柳錫輔)前경기도의회 의장이 출마를 선언하려고 하자 만류해보도록 지시하기 위해서였다.그만큼 任의원의 「반란」을 까맣게 몰랐다는 얘기다.柳씨는 오 히려 任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이 됐다.
任후보의 강점은 두가지다.하나는 경기도 토박이라는 점.또한 지역내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공무원 조직을 여당후보보다 자세하게 꿰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타지인이 현지인보다 많은 경기도지만 여론 형성과 전파는토박이 유지와 공무원들이 주도한다는 지역 특성이 그의 출마결심을 굳힌 것 같다.
민자당은 당초 경기에서의 낙승을 점쳤다.최대 라이벌인 민주당이 돈봉투사건으로 이미지를 망쳐버렸기 때문이었다.막판에는 민주당 후보가 張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까봐 조바심을 낼 정도였다.그래서 3파전이 결정된 후에도 여유를 보였으 나 任후보의출현에 일격을 맞은 셈이 됐다.
민자당은 상황을 후보간의 자질비교로 타개할 생각같다.예컨대 任후보는 경선에서 지고도 출마를 강행한 도덕적 흠이 있다든지,張후보의 경선 파동을 부각시킨다는 것이다.金후보의 경우는 14대선거에서 지역구민이 외면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 다.
임사빈 변수로 가장 입이 벌어진 쪽은 민주당이다.張후보 진영은 아연 활기를 띠고 있다.친여(親與)성향의 표가 갈릴 것으로보기 때문이다.민주당은 경선파동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지지표는 크게 부서지지 않았다고 보고있다.
성남.부천.안양.광명등 인구가 많고 야당지지표가 일정비율이상나오는 위성도시들을 상대로 「미워도 다시 한번」을 호소하고 있다. 자민련은 당황해하는 모습이다.金후보의 최대선거 전략은 지역대결 구도였다.유일한 북구출신인 그는 경기 남북 분할을 주장하는 「분도(分道)론」까지 내세웠다.그의 북부독점 계획은 같은북부출신인 任후보의 출현으로 차질을 빚게됐다.
〈金 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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