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함께>"아프면 낫는다" 공동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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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병은 아파야 낫습니다.아픔은 병이 치료되는 신호지요.진통제를 먹고 아픔을 피해가는 것은 일시적인 도피가 될수는 있어도 완전히 병을 고치려면 삼가야 합니다.아픔을 몸으로 느끼는게 곧약입니다.』 전통의학의 개념을 빌려 병의 원리를 해석하는 작업을 해온 자유기고가 공동철(39)씨가 기존의 상식을 깨는 역설로 가득한 건강 철학서 『아프면 낫는다』(하소)를 냈다.공씨는한의학의 주요 개념인 경락과 경혈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월북 한의학자 김봉한의 삶과 업적을 담은 『김봉한』(92년)을 비롯,한의학의 원리를 현대생활에서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한 『한약은 죽었다』(93년)『우리시대의 한의학』(94년)등의 책을 낸 바있다. 이번에 나온 책은 공씨가 자신의 투병체험과 그동안 책을써오면서 얻게 된 건강철학을 정리한 것으로 「통증의 철학」으로요약될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람의 인체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병속으로 도피한다는 것이 제 생각의 바탕입니다.병을 통해서 인체는휴식하고 자연 치유력으로 회복할 시간을 벌게 되는 것이지요.아픔의 실체는 신경에 생기는 전기인데 보통감각보다 강할 때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통증을 느낄때 생기는 전기가 병을 치유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공씨가 「전기」에 남다른믿음을 갖게 된 것은 그의 투병체험과 대학에서의 전공 때문이다.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공씨는한창나이인 스물아홉에 건강악화로 직장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고교3학년때 입시병 에 걸려 소화불량 증세를 보인 이후 공씨는 신경쇠약.위십이장궤양.신부전.간염.폐결핵등 끊임없이 병마에시달렸다.병원에 가도 일시적으로 호전될 뿐 완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공씨는 자신의 병을 스스로 고쳐야 겠다는 생각으로 의학 서적을 탐독하고 단전호흡.전통무예등 자신에 맞는 치료법을 만들어 시행해 봤다.그중에 효과가 있었던 것의 공통점은 신체적인 통증이었다고 한다.
공씨의 건강철학은 마음의 병이 곧 육체의 병이라는 동양의학의기본원리를 바탕으로 깔고 있으며 치료법 또한 「병은 몸에 찾아오는 손님」이라는 환자의 넉넉한 마음가짐을 중시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철학을 얻고나서부터 고질적인 병들을 완전히 치유했다는 공씨는 『아파야 낫는다는 믿음을 갖고 통증을 유쾌하게 받아들이자』는 한마디를 하고 싶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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