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침에>경제전쟁과 소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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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요즈음 기업인의 최대관심사는 「달러」화와 「엔」화를 중심으로한 환율의 격동이라 할 수 있다.동서냉전이 종식되면서 지구촌에는 새로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하나는 민족간의 갈등에서 벌어진 살육전쟁이고,다른 하나는 총.대포에 의한 전 쟁이 아니라경제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냉전시대에서는 이념과 체제수호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 갈등은 양보와 타협으로 쉽게 해결됐다.2차대전후 세계를 지배했던 미국의 경제력이 냉전이 종식되면서 급속도로 쇠퇴한 반면 미국의 적대국이었던 독일.일본은 막강한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아이러니컬하게도 전승국인 미국은 과거의 원조국에서 이들 국가에 대해 최대 무역 적자국이 된 반면 독일.일본은 미국으로부터의 피원조국에서 가장 큰 무역흑자국이 됐다.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미국이 통상압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프리 E 카튼은 1990년대에 미국.독일.
일본은 중요 현안을 둘러싸고 숙명적으로 충돌하고 이러한 충돌은세계의 경제성장.무역.금융 등에서의 협력을 퇴보시킬 것이라고 했다. 경제력이 쇠퇴한 가장 큰 원인이 미국 자신에 있는데도 경제대국답지 않게 약한 나라에 대해 위협적으로 통상압력을 가하는 것은 모양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것 같다.
미국이 자국산 농산물의 통관지연을 이유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우리나라를 제소했는데 앞으로 이와같은 통상압력이 많은 나라들로부터 세차게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이러한 대외경제 환경의변동으로 우리 소비자들의 의식에도 변화가 따라야 되지않나 생각한다.우리는 감상적인 국산품 애용심도 버리고,주관없는 외제선호성도 버려야 할때라고 생각한다.우리기업의 제품을 보다 냉정하고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소비자 의식의 선진화등 경제전쟁에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를 길러나가 야 할때가 아닌가 한다.
〈한국공정경쟁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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