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기초선거 중량급 후보찾기-후보 키재기서 野제압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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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자당이 생각하는 기초단체장은 군(軍)의 사단장 개념이다.광역은 군단장이다.결국 국가관리의 최일선을 기초단체장이 맡는다고보는 것이다.그래서 2백36개 기초단체 하나하나를 놓고 신중한심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쉽지가 않다.고려해야 할 이런저런 요인들이 많다.관련당직자들은 머리를 싸매고 있다.
민자당이 특히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전국의 주요 도시들.
우선 꼽을 수 있는 지역이 수원.성남.안양.부천.청주.전주.
포항.경주.안동.마산.창원.울산.진주등이다.광역시로의 승격이 예정되어 있거나 광역시 못지 않은 비중의 도시들이다.민자당은 우선 이 지역의 공천자를 정할 방침이다.다른 지역 은 4월말에나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요지역에 관한 민자당의 방침은 후보인물들 급(級)의 격상이다.광역단체장 후보에 준하는 인사를 공천하겠다는 방침인 것이다.울산의 심완구(沈完求)前의원이 대표적 예다.
이는 여야 공천후보간 비교우위를 위해서다.지금 현지에서 거론되는 인물군은 대부분 전직 시장.군수출신.지역사정에 밝고 행정경험은 많으나 도토리 키재기다.만일 현지의 시장출신들이 공천경합을 벌이다가 한명은 여당후보로,한명은 야당후보로 나서면 민자당의 선거전략인 인물론을 내세울 근거가 없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지역특성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침체상태에 있는 곳은 개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인물을,개발이 잘된 지역은 정리를 원활히 할 수 있는 인사를 내세우려고 한다.유권자들의 입맛을 고려한 계산이다.
예컨대 마산은 구(舊)시가지가 개발제한요인으로 작용한다.민자당은 여기에 삼성물산 사장출신인 손상모(孫尙模)씨를 공천할 생각이다.인근 신도시인 창원은 사정이 반대다.여기에는 행정에 밝은 곽만섭(郭滿燮)산림청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민자당의 계획은 그러나 당내반발에 부닥치고 있다.지구당위원장들은 중량급이 자신의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고 있다.신변의 위협을 느낀 때문이다.
민자당이 1차로 지구당위원장의 추천을 받은 결과 80%가 부적격자 판정을 받았다는 데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복수선거구가 있는 준(準)광역시 가운데 지구당위원장들 사이에의견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지역도 있다.이미 몇몇 지역은 마찰음이 밖에까지 들리고 있다.장.차관등 영입대상인사들이 완강히 고사한 지역도 적지 않다.해당지역은 주로 호 남과 충청권등에 집중되어 있다.
이밖에 출마를 희망하는 공무원출신 연고자들이 고령이라는 점도민자당의 고민이다.대부분 정년이 지났거나 눈앞에 둔 인사들인 것이다.한 당직자는 『이러다가는 당이 내무공무원 환갑잔치 해줄판』이라고 한숨이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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