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만없는 DJ선거본부-총선.大選영향의식 거물영입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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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교동의 지방선거본부가 가동되고 있다.간판을 걸고 나선 건 아니지만 지방선거의 전체 흐름에서부터 민주당 후보선정까지 깊이발을 들여놓고 있다.
공조직격인 민주당이 사고지구당 정비도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이는 물론 6월선거에 대한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의 의욕과 목표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金이사장은 정계(政界)은퇴라는 굴레를 의식해 공개적으로 나서기를 꺼려왔다.그러나 지자제(地自制)에 대해서만큼은 다소 비난을 받더라도 적극 개입하겠다는 입장이다.지방선거가 내년 총선과대선에 미칠 영향력 때문이다.
동교동 본부가 요즘 비중을 두는 일은 자민련이나 신민당과 접촉하며 反민자 연대의 큰 틀을 짜는 것이다.金이사장은 31일에는 김종필(金鍾泌)의원의 자민련 바람이 불고 있는 대전을 방문해 성당에서 강연을 한다.지방선거에서 DJ와 JP 의 연합가능성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다.
金이사장 선거진영의 가장 활발한 활동은 전직거물 영입이다.권노갑(權魯甲)의원등 측근들은 영입대상 인사 리스트를 만들어 매일 점검하고,직접 만나고 있다.여기서 이회창(李會昌)前총리나 조순(趙淳)前부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서울의 구청장등 수도권 기초단체장들은 지구당위원장들이 접촉하지만 金이사장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동교동측은 여러지역에서 비장의 후보카드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특히 전남지사에는 金이사장 비서출신인 한화갑(韓和甲.신안)의원이,전북지사로는 亞太평화재단 사무부총장인 유종근(柳鍾根)씨가나서고 있다.韓의원은 金이사장의 뜻과는 관계없다고 하지만 사실상 측근들을 전면에 배치하려는 셈이다.
동교동 본부는 전국에 걸쳐있는 정보 커넥션에 대해 총동원령을내린 상태다.여기서 모아진 정보는 亞太평화재단에서 분석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치 9단」의 수읽기가 측근의원들을 통해 민주당으로 전달되거나 金이사장이 직접 지원사격을 하기도 한다.
지난 22일 북한이 한국형경수로를 받으라고 주문한 것도 이런정세분석 결과다.
경수로를 둘러싼 남북 긴장고조가 지방선거를 연기시키는 구실이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28일에는 갑자기 민주당 대변인과는 별도로 동교동의 또다른 조직인 내외연 대변인도 만들었다.
정치문제를 다루기 어려운 亞太평화재단이나 金이사장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민주당 대변인과는 별도로 金이사장의 정치적 입장을 전달할 통로를 새로 연 셈이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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