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PC탐험>조나영(27.주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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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비장한(?) 각오로 처음 컴퓨터를 배워보겠다고 나섰던 때가 대학2학년 여름이었다.우연히 학교에 붙어 있던 강좌안내를 보고친구 몇명이 의기투합해 수강신청을 했다.
「이 강좌만 끝나면 컴퓨터 박사가 돼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부풀어 있었지만 5일을 못 채우고 막이 내렸다.
회사근무시절에도 나는 컴퓨터앞에서 늘 마음을 졸여야 했다.컴퓨터를 잘 만지는 친구이름을 연신 불러대면서 도움을 받았다.
결혼을 하고 나서 이제는 정말 컴퓨터와는 「안녕」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칠전 친구와 전화중에 국교 선생님인 시어머니가 아이들과의 대화를 위해 중년의 나이에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중 내 아이가 엄마를 컴맹이라고 무시한다면….』 오늘부터라도 남편방에 꽂힌 컴퓨터책을 보면서 「컴맹탈출작전」을 시작해올해가 끝날 무렵에는 PC통신으로 젊은 신세대 친구라도 남편 몰래 사귀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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