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리포트] 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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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톡 쏘는 맛과 독특한 향으로 겨울철 입맛을 자극하는 갓. 겨자과에 속하는 1년 또는 2년생 초본(草本)으로, 알싸하게 매운 맛을 지녀 김치의 주재료나 부재료로 쓰인다. 갓은 잎과 줄기에 비타민 A와 C, 단백질이 많아 겨울철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농약 없이 재배하는 대표적인 참살이 채소다.

갓은 색깔에 따라 ‘청갓’ ‘홍갓’, 그리고 청색과 적색이 섞인 ‘반청갓’으로 나뉜다. 서울 가락시장에는 요즘 반청갓이 가장 많이 거래된다. 청갓과 홍갓은 적은 편이다. 한 단(700g)에 반청갓은 1300원, 청갓은 1700원, 홍갓은 900원 정도다. 이런 갓들은 김장 소 재료로, 또는 동치미 국물 맛을 내는 데 쓰인다. 갓은 경기도 일대와 전남 무안에서 나오는 것들이 많이 거래된다. 경기도 일산 지역의 갓은 품질과 상품성이 좋다는 평이다.

갓김치를 담글 데 쓰는 대표적인 갓은 청갓의 일종인 ‘돌산갓’이다. 산지인 전남 여수는 해양성 기후와 알칼리성 토양 덕분에 갓이 자라기 좋은 풍토다. 돌산갓은 섬유질과 매운맛이 적으며 특이한 향이 풍부해 인기다. 연녹색 잎은 잔털이 없고, 잎맥이 열무처럼 좁다. 돌산 인근 화양 지역에서 나오는 화양갓도 김치용으로 많이 쓰인다. 화양갓은 잎과 잎맥이 넓어 배추 잎에 가깝기 때문에 배추갓이라고도 불린다. 돌산갓보다 향은 다소 떨어진다. 돌산갓은 한 단(2㎏)에 2500원, 화양갓은 2300원 정도. 갓의 톡 쏘는 매운 맛은 ‘시니그린’이라는 효소 때문이다. 포도당과 결합한 유황 화합물로 휘발성이 있어 제대로 맛을 느끼려면 김치를 담그거나 그냥 먹는 게 좋다. 된장에 무쳐 먹어도 별미다.

김현곤·서울시농수산물공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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