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砂鐵제련로 발굴-충북 석장리서 3~4세기 유적 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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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충북진천군덕산면석장리에서 3세기말에서 4세기초의 것으로 추정되는 동아시아 최고의 사철(砂鐵)제련로가 있는 대규모 철생산유적지가 발굴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청주박물관발굴단(단장 이영훈.청주박물관장)은 지난달 5일부터 석장리일대 해발 105.2m의 야산구릉에 있는 밭3백평가량을 발굴한 결과 길이 4백50㎝,너비 3백㎝,깊이 20~25㎝의 제철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 T자형 구덩이와 철 광석,다량의 제철찌꺼기,제련을 위한 용광로 5곳등을 발견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사철제련의 예가 확인된 적이 없으며 일본의 경우도 사철제련이 많이 이뤄지기는 했으나 모두 6세기 이후의 것으로 조사돼 이번에 발굴된 석장리 사철제련로는 동아시아 최고의 사철제련로로 평가되고 있다.
또 유적의 서북쪽에 있는 용광로는 길이 2백50㎝,너비 50㎝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초대형 고대 제련로로 형태상 일본의 고대 제철로인 상자형 용광로의 조형(祖形)이어서 백제초기의 발달된 제철기술이 일본으로 전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
발굴단은 석장리 유적이 해발 1백m정도의 구릉 곳곳에 밀집해분포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이곳이 초기 백제시대 대규모 철생산거점의 한곳으로 판단되며 이는 이곳을 포함한 중원지역이 삼국의각축장이 되었던 이유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발굴단은 앞으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다량의 슬래그와 노벽면.철광석.사철.목탄.석회석의 성분을 조사분석해 당시의 철생산공정등을 밝힐 계획이다.
〈李晩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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