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단기 기억력 인간보다 한수 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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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어린 침팬지의 순간 기억 능력이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교토대 영장류 연구소는 4일 미국과학잡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간이 침팬지에 비해 모든 방면에서 인지능력이 뛰어나다는 통념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http://www.pri.kyoto-u.ac.jp)

기억력 실험에는 만 4~5살 된 침팬지 세 마리와 침팬지의 어미 세 마리, 그리고 대학생들이 참여했다. 과학자들은 1년가량 침팬지들에게 1에서 9까지의 숫자를 가르친 뒤, 대학생들과 두 종류의 단기기억 시합을 벌이게 했다.

첫 번째 테스트는 터치스크린에 나타난 1에서 9까지의 숫자를 순서대로 짚어내는 것이었다. 첫 번째 숫자에 손가락을 대자마자 숫자는 모두 흰색 사각으로 바뀐다. 어린 침팬지 팀은 기억에 의존해 흰색 사각형을 순서대로 눌러야 하는 이 시합에서 어미와 대학생들을 매번 이겼다.

두 번째 실험은 숫자 노출 시간을 조절하면서 진행됐는데, 스크린에 숫자가 나타난 시간에 관계없이 젊은 침팬지들은 정확한 답을 맞췄다. 처음엔 1초씩 숫자배열을 보여주다 0.65초, 0.21초로 노출시간을 줄였는데, 0.21초만 보여준 경우 대학생 정답률은 40%, 어미 침팬지들은 20%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어린 침팬지들은 변함없이 80%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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