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보면 ‘펀드 가치’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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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요즘 같은 증시에선 가치 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가치주 직접투자는 물론, 가치주 펀드에 간접투자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가치주 펀드를 명확히 분류해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운용사마다 가치를 정의하는 기준이 다른 상태에서 펀드 이름에는 똑같이 ‘가치(밸류)’를 집어넣다 보니 투자자들의 혼란도 가중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구분하는 기준은 주가순자산배율(PBR). 1이면 회사가 가진 자산을 다 팔면 현재의 시가총액이 나온다는 의미다. 장사해서 돈을 못 벌어도 지금 수준의 주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PBR이 2.25 초과하면 성장형, 1.75 미만이면 가치형, 그 사이면 혼합형이다.

그 결과 10월 1일 보유 종목을 기준으로 한 미래에셋가치주주식G1과 미래에셋솔로몬가치주주식G1의 PBR은 2.25배를 초과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가치주를 정의하는 방법은 운용사마다 다르다”며 “엄격한 기준으로 절대 가치가 싼 종목을 고르기보다는 업종 내에서의 위치를 감안한 기업의 상대 가치를 중요시 여긴다”고 말했다.

PBR과 PER을 기준으로 보면 ‘세이가치형주식(종류형)’이 가장 전통적 의미의 가치주 펀드에 부합했다. PER은 10.71배, PBR은 1.26배로 다른 펀드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세이에셋운용 김원일 마케팅 이사는 “일부 편입 종목 중 PER이 높은 게 있지만 예전에 주가가 싸서 가치주 범주에 있을 때 사들인 것”이라며 “‘가치’라고 이름 붙인 펀드라도 실제 보유 종목이 투자자 스스로가 생각하는 가치주 개념에 맞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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