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보 "중앙일보, 조선·동아와 차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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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조.중.동 틀을 깨고 있다'

11일 발간된 기자협회보 1면 톱기사 내용이다.

협회보는 "중앙이 '조.중.동이 똑같이 가는 신문이라면 3개가 있을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중앙일보의 보도 내용을 보면 이전과 확연히 다른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협회보는 이같은 중앙일보의 변화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게 발빠른 변신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대명사 처럼 되버린 조.중.동의 딱지가 떨어질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문제라고 여운을 남겼다.

협회보는 중앙이 어떻게 조선.동아와 차별화를 해나가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우선 지난달 중순 중앙은 국내 최초로 구독료를 1만원으로 할인한다고 선언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조선주도의 신문시장을 깨뜨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협회보의 분석이다.

그리고 몇일 뒤 조선도 부랴부랴 '자동 납부시 구독료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예전 같으면 조선이 주도하고 중앙,동아가 뛰따라가는 형국이었지만 요즘은 중앙이 주도하는 형국이라는 것이 취재기자의 시각이다.

중앙은 의제 설정에서도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이 기사는 분석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에 따르면 조.중.동의 신문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하반기 부터 중앙의 1면이 조선.동아와 차별성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 신문의 이달 6일자를 보면 조선,동아가 민경찬씨와 '국민참여 0415'의 문제를 1면 톱으로 다룬 반면 중앙은 '민생은 뒷전, 폭로만 난무'를 1면 톱으로 게재했다. 또 지난달 27일 중앙의 1면 의제도 조선,동아와 차별화가 두르러졌다.

조선,동아는 1면에 '국민참여 0415' 결성에 대해 다뤘으나 중앙은 정치개혁 시리즈와 중앙선관위의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이와관련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과거에는 조선이 의제를 설정하면 중앙,동아가 따라갔는데 언제부터인가 중앙이 공식에서 분화돼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재벌과 미국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최 사무총장은 "중앙이 남북문제와 정치문제에 있어 (조선,동아와) 확실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보는 중앙의 이념적 방향까지 조선,동아와 차별화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앙은 스스로를 '열린보수'라 표방하고 진보를 과감히 수용한다는 것이다.

기사는 그 대표적 사례로 통일혁명단 사건에 연루돼 20년간 투옥된 바 있는 신영복씨의 글을 게재하고 구속된 송두율 교수에 대한 탄원서 기사화를 들었다. 또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소설과 황석영씨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이문열씨의 대담을 게재한 것도 이념적 차별화의 대표적 예라고 협회보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 권영빈 편집인(부사장)은 "지난 1년동안 종전의 메이저 보수신문 이미지에서 벗어난 것이 가장 큰 방향의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여당등의 비판강도로만 신문의 순위를 매기는 시대는 지난 만큼 앞으로 정치,외교,민생등에 대해 균형된 시각으로 보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 편집인은 또 "오는 14일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국내 메이저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노무현대통령과 취임 1주년 대담을 갖는 다고 해서 편집방향이 친정부로 나간다고 보면 곤란하다"며 "앞으로도 중앙일보는 열린보수의 편집방향을 유지하며 정부에 대한 건전한 비판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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