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고객.러브호텔 추석뒤 범행 계획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엽기적 납치살인을 저지른 「지존파」일당들이 지금까지의 사건외에도 총기등을 구입,추석이 지난뒤 유명백화점의 고액거래자들과 경기도일대 러브호텔 투숙객들을 무차별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관계기사 21,22面〉 이틀간의 현장검증및 시체발굴작업을 마치고 서울로 압송된 김현양(金現陽)등 범인 4명은 22일 오후 서초경찰서에서 기자들에게 『5백만원을 주고 현대백화점 우수회원 매출자 명단을 구입했다』고 밝히고 『추석이 지난 후에 6백만~7백만원 이상 고액거래자부터 차례로 살해하려 했다』고 고백했다.
김현양은 또『백화점 부자고객들을 모두 살해한 다음에는 京畿道일대 러브호텔을 습격,이들도 모두 살해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이같은 범행을 위해 무기암거래상을 통해부산에서 기관총 1정과 소총 6정을 구입하고 중국에 전지훈련을갈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청계천에서 입수한 이 명단에는 모두 1천2백65명의 회원정보가 기록돼 있고 70여명의 이름앞에는 △○×표시가 돼 있는데 범인들은 『명단 구입때부터 표시가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경기도양평일대 남한강변에 집중돼 있는러브호텔 투숙객을 살해하기 위해 대전엑스포 공사장에서 인부로 일할 당시 굶어가며 잠수.다이빙 훈련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의 전남영광 아지트에서 조모씨의 이름과 전화번호가적힌 성경책과 함께 농협 서울강서구등촌지점「94년3월10일자」도장이 찍힌 1백만원짜리 묶음용 돈다발띠 4개를 발견하고 이 돈의 출처와 조씨의 신원을 파악하는등 여죄를 추 궁중이다.한편경찰은 22일 오후 대전시유성구세동 계룡대부근 야산에서 시범살해된 23세가량 여자의 부패된 시체를 발굴했다.
〈金東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