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영화 "해적"에 데뷔 영화배우 김동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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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하나의 재주는 다른 재주로 통한다」「가장 아름다운 예술품을 빚는 것은 자기의 인생을 잘 가꾸는 것이다」「솔직한 게 최상의 정책이다」 우리는 이 세가지 값진 격언의 모범을 金東年(24)에게서 발견한다.
그녀는 5년 가까운 연예생활을 쌓아 왔지만 결코 방정맞은 카메라세례나 총천연색 紙面의 상처뿐인 「인기」를 비켜왔다.갸름한볼에 보조개,그윽한 눈빛,8등신에 가까운 신체의 균형미,정감가는 입술.스타가 될 요소를 얄미울 정도로 갖추고 있으면서도 내숭떨기보다는 시원하면서 조순한 분위기를 풍긴다.그녀에 대한 최대의 찬사는 그리스여신(전속화장품사의 CF촬영차 그녀는 얼마전그리스 아테네를 다녀왔다)과 같은 풍모와 말씨를 지녔다는 것.
그녀에 대한 최악의 「비평」은 그 럼에도 불구하고 배우기근에 허덕이는 한국영화에 왜 이렇게 늦게 나타났느냐는 질타다.
그녀는 지금 『해적』을 찍고 있다.영화 첫 출연이다.여러번 영화출연 제의를 정중히 거절했으면서도 이번만은 기꺼이 응했다.
그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서』란다.그녀가 영화속의 가죽점퍼차림으로 초가을의 햇살을 머금었다.
***미스코리아 충남美 출신 『영화 속의 캐릭터가 저와 많이닮았다고 생각합니다.행동력이 있고 시원스럽거든요.주류도매업자의딸로 강자만을 선택하는 야성적인 여자 「서옥」이 제 역인데요,저도 얌전해 보이지만 야무진데가 있다고요.』 영화기획정보센터가제작하고 박성배감독이 연출하는 『해적』은 10월 중순에 선보일예정이다.폭력조직에 빼앗긴 어업권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사나이의 정의감과 우정을 그린다.
촬영팀은 데뷔작임에도 눈치빠르게 연기해내는 그녀에게 놀랐다.
『머리회전이 빠르다』는 감탄과 함께 왜 저런 재목이 발굴되지 않았나 의아해 할 정도.『주로 CF에서 일해 눈치 하나는 빨라요.연기에 매력을 느꼈어요.앞으로 작품만 맞으면 영화에도 적극출연해 볼래요.』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東年은 87년 미스코리아 충남에 선발되면서 모델에 나서게 됐다.몇몇 TV드라마에 나왔지만 화장품.구두 등의 CF와 패션모델 일을 더 열심히 했다. 「호수면에 비친 쌍초승달빛」.그녀의 웃을 때 모습을 친구들은 이렇게 묘사한다.그러나 무엇보다도 김동년을 빛나게 하는 것은 목소리다.굵지만 가늘지 않고 높지만 낮지 않다.그녀의 목소리는 깊다.노래는 상상에 맡긴다.
글:李揆和기자 사진:白鐘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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