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문 '빅3' 포털 맞설 뉴스 사이트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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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의 3대 신문사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아사히(朝日).요미우리(讀賣)가 공동으로 뉴스 사이트를 만들고 일부 배달망도 공동 운영하기로 하는 업무제휴안에 전격 합의했다.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야후.구글 등 포털사이트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스기타 료키(杉田亮毅) 사장, 아사히의 아키야마 고타로(秋山耿太郞) 사장, 요미우리의 우치야마 히토시(山內齊) 사장은 1일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세 신문사의 주요 기사 및 사설을 비교 열람할 수 있게 하고 여러 다양한 공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늦어도 내년 초부터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3사 간에 구체적인 운영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수억 엔 규모의 사업비는 3사가 균등 부담하기로 했다. 3년 안에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다. 다만 각사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독자적인 인터넷 사이트는 당분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3사 사장들은 "최근 야후.구글을 통해 뉴스를 읽는 독자층이 늘고 있지만 그곳에 실리는 뉴스는 대부분 신문사가 작성한 기사"라며 "독자와 사회에 신문의 역할과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공동 사이트의 운영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기타 사장은 "야후.구글에 뉴스 제공을 멈추는 문제는 각사가 어떻게 하는 게 유익한지 결정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당분간 추이를 보며 대응할 뜻을 내비쳤다.

세 회사 간의 인터넷 공동사업은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일본 신문사의 '빅 3'가 손잡은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그만큼 신문에 대한 위기의식이 크다는 뜻"이라며 "신문 기사의 질과 심층성을 인터넷을 통해 각인시킴으로써 역으로 신문 부수의 증가로 이어가겠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3사는 또 홋카이도(北海道)의 산간 지역, 규슈 가고시마(鹿兒島)현, 오사카(大阪)시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공동 배달망 구축에도 나서기로 했다.

도심부의 경우 각사의 독자 판매망이 상호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일단 산간지나 외딴 섬을 시작으로 배달망을 단계적으로 통합, 판매 효율성을 도모해 나가기로 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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