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광장>학교 보건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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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어른이 돼 어릴적 학교시절을 회상할 때 누구나 슬라이드 영상처럼 떠오르는 몇가지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속옷바람으로 줄을 서서 키를 재고 몸무게를 재던 일,예방주사를 맞을 차례가 됐을 때 얼마나 아플까 가슴 두근거리던 일을 비롯해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의 진찰을 받던 일이나 갑자기 열이 나서 양호실 신세를 졌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학교보건의 중요성을 다시 거론한다는 것이 새삼스럽다.전국민의4분의1이상이 학생이고,고등학교까지만 따지더라도 국민 누구나 일생중 상당한 기간을 학교에서 보내게 된다.그러나 학교보건의 중요성은 그 대상자가 많다는 데에만 있지 않다.
학생시기가 성장기이고 인간의 형성기라는데 더 큰 중요성이 있다.학생들이 발병하는 일은 많지 않지만 그 시기에 몸과 마음이올바로 성장하는 것이 미래 성인이 돼 활동하는데 얼마나 중요한가는 다 아는 일이다.
학교보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활동은 보건교육이다.대부분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건강에 관한 행태와 건강과 질병에 관한 지식은 학교시절의 학습과정을 통해 얻은 것이다.충실한 보건교육은학생들의 장래 일생에서 무엇보다 큰 자산이 된다 .평생에 한번도 써 먹지 않을 미적분 교육보다 보건교육이 얼마나 더 중요한가. 이제 점심을 굶는 어린이도 얼마 없는데 학교급식이 왜 필요한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천만의 말씀이다.학교급식은 보건교육과 함께 학교보건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날이갈수록 그 중요성을 더해가는 각종 만성 성인병 질환 들도 식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학교급식은 바로 바람직한 식생활습관을 형성해 주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입시에만 급급하는 현행 우리나라 교육제도속에서 학교보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보건교육을담당하는 양호교사 충원율이 전국적으로 30%도 안된다 하니 1백% 충원율을 자랑하는 이웃 일본과 비교할 때 이 분야에 있어서 우리의 현주소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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