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두자리 성장」 끝났다/「WEFA」 각국별 경제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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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금융개혁 진통·무역적자폭 늘어/말련­태국 사회 간접자본 한계도달
최근 몇년간 급속한 성장으로 한국을 위협해온 아시아 개발도상국가들이 이젠 한국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전철을 되풀이 하는 것일까.
22일 전경련의 세계경제전망 세미나에서 미국의 경제연구기관인 WEFA(와튼계량 경제연구소)는 이들 국가경제가 안고 있는 한계를 언급하며 『앞으로 아시아 개발도상국가들에 두자리수의 경제성장(GDP:국내 총 생산기준)은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다음은 WEFA측이 밝힌 각국별 경제동향과 향후전망.
◇중국=지난 7월 발표한 과열경기 진정대책으로 일단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체계 개혁이 다른 개혁조치에 밀려 앞으로 또 한차례의 대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성장률 둔화를 무릅쓴 경기 진정대책에도 불구,일단 불이 불기 시작한 시장경제와 소비증가추세로 내년도 30% 이상의 통화증가율과 이로 인한 인플에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무역수지 적자폭도 확대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경공업 제품의 수출증가로 내년에도 많은 무역흑자를 보이겠지만 인플레와 높은 금리로 인해 민간의 고정자산 투자 5% 미만에 머무를 것이다.
내수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자동차 산업 등 주요 기간산업이 초과생산에 시달릴 전망이며 금융기관 등 서비스부문도 성장에 제약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인플레가 거의 없고 낮은 실업률에다 수출증가율도 높아 표면적으로 가장 나은 경제상황을 보여주고 있으나 그동안 성장의 바탕이 돼온 외국자본의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또한 전력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등 사회간접 자본이 서서히 한계를 보이기 시작해 정부가 아무리 이의 대책마련에 주력해도 94년 후반이전에는 저조한 투자추세를 만회하기 힘들 전망이다.
◇싱가포르=제조업 수출증가로 상반기 성장률이 두자리수를 기록했고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금융부문의 생산성이 높아졌으나 세계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하반기들어 둔화세를 나타내 올해 전체 성장률은 8.1%를 기록할 전망이다.
문제는 무역수지 적자가 크게 늘아나고 있고 그동안 엄청난 흑자를 보였던 무역외 수지도 선박수리 산업의 부진과 국민들의 해외여행 급증으로 갈수록 줄어들어 97년부터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대만=중국에 대한 수출 확대로 세계시장 침체에 따른 수출부진을 극복해나가고 있지만 한계가 있고 내수시장도 크게 위축돼 있다. 하지만 인플레가 없고 내년도 부터는 중국에 대한 기계류 수출도 늘어날 예정인데다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동남아국가중 가장 안정된 경제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태국=소비재 부문의 수요와 민간부문의 투자도 늘어나고 있고 인플레 속도도 완화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사회간접 자본에 대한 투자가 미흡해 외국기업 유치에도 한계가 나타나고 있어 경제개발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10% 이상의 경제성장은 98년까지 힘들것으로 보인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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