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복 100년사 한눈에-광주 호남백화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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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우리나라에서 1900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단위로 당시 유행했던 양복스타일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이는 「한국 양복 변천 1백년사」가 열려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광주시충장로에서 양복점을 경영하는 田炳元씨(36)가 광주 호남백화점 4층 만남의 광장에 자신이 재단한 연대별 유행복 20벌과 예복.파티복등 양복 50여벌을 5일부터 전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양복이 들어온지 1백년이 흘렀어요.과거 유행복을뒤돌아보고 앞으로 양복은 어떤 매력을 창출할 것인지 가늠해 보고 싶었지요.』 행사를 주관한 田씨는 『당시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는 양복의 역사를 정리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지만 양복기능인으로서 20년동안 배우고 익힌 기술로 남성복장의 새 이정표를 제시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田씨는 신문사화보.양복관계 서적등을 참고하고 양복업계 선배.
노신사들을 찾아 양복 칼러의 실치수를 듣는등 1년여 동안의 준비끝에 당시 유행했던 양복 스타일과 색상을 재현했다.
시대별 유행복을 한자리에 조명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일로 한국복장기술경영협회와 제일모직에서 田씨를 후원했다.
『우리나라에서 1896년 충정공 閔泳煥선생이 처음 양복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그 이후 양복은 일정한 흐름을 갖고 주기적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田씨는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에게시대별 양복의 특징들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자료등을 통해 고증된 양복을 田씨 자신이 직접 재단하면서 20년 간격으로 양복 깃의 넓이가 좁아졌다 넓어졌다 하고 양복 앞면에 셋단추를 다는 것은 30년 간격으로 나타나는등 변화 주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는 것.
90년대 들어서는 스타일 면에서 복고풍이 유행하고 폐품을 재활용하자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복지도 투박한 것이 유행하고있다고 소개했다.
田씨는 최근들어 양복을 편하게 입자는 생각으로 많이 바뀌고 있으나『양복 자체가 신사들의 인격과 품위를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지는 옷이 기계로 대량 생산되는 기성복에 밀려 천시받을 때 가장 안타깝다는 田씨는 장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양복 기능부문 명장이 되는 것이 소망.
이 전시장에는 학생 회사원 업계관계자등이 줄을 잇고 있는데 지난 5일 행사장을 찾은 호남대 의상학과 鞠淳妊양(24)은 『직접 눈으로 양복 변천사를 볼 수 있어 살아있는 공부를 할수 있었다』며 의복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높일 수 있 도록 이같은행사가 자주 개최되길 바랐다.
이번 전시행사는 11일까지 계속된다.
[光州=千昌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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