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현장>3.세무사.인장.방범업 실명제로 특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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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금융실명제로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체들도 많다.
세무사.투자 자문회사.인장업계.방범회사등은 전격적으로 실시된실명제 충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업및 개인들을 상대로 「실명제 特需」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먼저 세무사 사무실에는 실명제 발표와 함께 기업과 개인들로부터 은행계좌의 실명전환에 따른 세금문제를 묻는 상담및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서울을지로 K세무회계사무실에는 실명제가 실시된 13일 이후 기업 비자금에 대한 세무상담,자녀명의의 차명계좌를 실명화할 경우 부과될 증여.상속세에 관한 문의가 하루 10~20건씩 들어와 평소 상담건수보다 두배가량 늘었다.
또 과거 사채시장에서 자금을 운용하던 중소규모 전주들이 사채시장이 급속 냉각되고 음성적 거래가 어려워짐에따라 자금을 합법적인 투자로 전환하기위해 투자자문회사를 찾는 사례도 늘고있다.
서울강남구청담동에서 투자컨설팅사무소를 개업하고있는 曺奎來씨(38)는 『대다수 전주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있지만 제도금융권이나 상호부금등으로의 투자전환을 모색하고있는 이들도 상당수가 돼하루 4~5건의 투자상담이 들어오고있다』고 말했 다.
인장업계도 금융기관들이 실명확인 고무인을 대량 주문하거나 실명도장을 새기려는 사람들이 실명제 실시 이전보다 2~3배가량 늘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울강남구신사동에서 도장포를 경영하는 金億壽씨(58)는 『가명도장의 경우 1천~2천원짜리 목도장이 대부분이었으나 실명도장은 상아.수정등 2만~5만원상당의 고가품을 선호해 실명제이후 하루 매출액이 50%가량 올랐다』며 『사인문화의 확산으로 사양길에 접어든 인장업이지만 실명제 덕분에 한두달 정도는 수입이 괜찮을것 같다』고 말했다.실명제 실시에따라 현금.귀금속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도난방지 시스팀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 이를 전문으로하는 방범업체들 또한 즐거운 비명.
국내 5백여개 업체중 최대 규모인 한국안전시스템(주)은 신규가입자수가 월평균 50여건이었으나 실명제 실시이후 매일 20~30건 정도의 가입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도 같은 정도의 성장세를 거듭하고있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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