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압구정동 실험극장 김동훈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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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 강북지역에서 연극의 꽃을 피워온 경험을 되살려 연극의불모지라고 할수 있는 강남지역에 올바른 문화풍토와 연극정신의 구현을 위해 진력하겠습니다.』 다음달 15일 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여념이 없는 연극인 金東勳씨(54.실험극장 대표).그는 지난 2월 서울시의 운현궁 복원계획으로 종로구운니동의 실험극장이 헐린뒤 새로운 창작기지를 찾아 동분서주한 끝에 마침내 강남 압구정동 에 새 터전을 마련하게 됐다.
실험극장은 지난 75년 운니동에 소극장을 처음 개관,연극계에소극장운동을 불붙이면서 『에쿠우스』『신의 아그네스』『사의 찬미』등 우리 연극사의 화제작들을 가장 많이 공연했던 대표적 극단이다. 『갈곳 없이 20여년간 정열을 쏟았던 극장을 떠나게 됐을 때는 가슴이 미어지더군요.하지만 연극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최대한 공백기를 줄이려고 애썼습니다.』 지하철 압구정역 근처에위치한 새 극장은 1백80여석의 관람석과 소회의실.사무실등을 갖췄다.그는 새 극장 마련을 위해 그동안「후원인회」「의자기증후원회」를 결성,많은 성원을 받았으나 아직 목표한 기금마련에는 부족한 형편이라고 한다.
압구정역 근처에 자리를 잡은 것은 강남지역 주민들이 환영하고기존 연극동호인들도 쉽게 대중교통을 이용,더욱 많이 찾을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운니동에 자리잡을 당시만도 그 지역은 문화의 오지였는데그후 문화의 명소로 떠오른 것처럼 실험극장이 앞으로 강남문화의꽃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개관무대에 오르게 되는 작품은 91년 런던에서 초연돼 화제가되었던 아서 밀러 원작의『사랑과 배신-두 아내의 남자』로 원제는『모르간 산에서의 추락』.영국에서 현대 드라마를 전공하고 돌아온 박철완씨가 연출을 맡았고 서인석.이정희.최 화정씨등 실험극장이 배출한 유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金씨는 이 작품에서 총지휘를 맡고 있는데 옛 명성을 다시 찾겠다는 단원들의 열의가대단하다고.
최대의 노력과 투자만이 좋은 연극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작품에임한다는 그는 서울大문리대 미학과 출신으로 지난 58년 연극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지금까지 연극계를 지켜오고 있다.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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