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 백일 계획」 지금지원/통화·물가관리 큰 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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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총통화 잔고 백조원 넘어서
돈은 넉넉히 풀리는데도 시중 실세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따라서 금리의 하향안정화에 주력했던 통화관리가 목표를 잃은채 물가불안만 자극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신경제1백일계획에 따른 여러 자금지원대책이 통화관리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이달들어 20일현재까지 재정부문의 통화공급은 1조8천억원으로 작년 5월(7천억원)의 배를 넘었다. 지난달부터 외상수입기간이 90일에서 1백20일로 늘어난 점과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21일 현재 외국인의 주식매입 외화자금유입이 3억3천만달러에 이르러 해외부문의 통화증발요인이 되고 있다.
20일 현재 총통화는 이에 따라 1백조3천억원으로 처음 1백조원을 넘어섰다. 또 이날 현재 총통화증가율(평균잔액기준)이 관리목표인 18%를 넘어선 18.5%수준을 보여 2분기말 목표(19%)를 지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한은은 신경제1백일계획으로 풀릴 총통화가 연간 2조4천억원(평균잔액 기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나,그렇다고 기업쪽으로 가는 자금을 죌 수도 없어 대신 소비성 가계대출을 강력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설비투자가 본격화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기업들은 두차례에 걸친 규제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대출금리가 같은은행권의 신탁상품이나 제2금융권의 상품보다 낮아진 틈을 타 은행대출금이나 회사채발행 등으로 확보한 여유자금을 고리의 금융자산으로 운용하는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금융계의 분석이다.
4월말 현재의 은행의 일반대출금리는 연 8.5∼10%이나 기업금전신탁금리는 11.73%로 이보다 높은 상황이 반영돼 기업금전신탁잔액이 20일 현재 10조4천3백68억원으로 이달중에만 5천69억원,지난해말에 비해서는 3조1천4백77억원(43.2%)이나 각각 늘어났다.
지난달중순까지만 해도 연10%대 진입이 관심거리였던 실세금리의 대표인 회사채유통수익률은 22일 현재 11.6%로 4월말보다 0.3%포인트,지난주에만 0.15%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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