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 LGT ‘적과의 동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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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휴대전화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여온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적과의 동침’에 나섰다.

 두 회사는 휴대전화 운영체제(OS)의 일종인 ‘T-팩’을 활성화하고 해외 진출을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양해각서(MOU)를 11일 교환했다.

SK텔레콤이 개발한 T-팩을 LG텔레콤이 사용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논의를 다음 주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협력 기간은 일단 2010년 7월까지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OS 분야에선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제휴해 KTF에 대응하는 형국이 됐다. KTF는 미국 퀄컴이 개발한 ‘브루’라는 OS에서 국내 무선 인터넷 표준(위피)을 구동하는 ‘위피 온 브루’를 개발해 단말기에 적용하는 것은 준비 중이다. T-팩을 내장한 단말기는 무선 인터넷으로 기능을 개선할 수 있어 단말기를 구입할 당시엔 없었던 이동통신사의 신규 서비스를 내려받을 수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T-팩은 새로 개발한 서비스를 단말기에 넣기 쉽다는 장점이 있어 이를 채택하기로 했다”며 “SK텔레콤에 기술료를 주는 문제는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LG텔레콤과의 협력을 계기로 T-팩을 국내 표준으로 정착시키는 한편, 해외 이동통신사에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2010년 일부 지방에서 KTF 기지국을 이용하는 계약이 끝나는 LG텔레콤은 KTF 대신 SK텔레콤의 기지국을 쓰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최근 SK텔레콤과의 제휴를 늘려가고 있다. 이에 대해 KTF 측은 “두 회사의 제휴는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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