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여름방학! 고2·중3 그들만의 '스스로 학습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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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군(左)과 김보라양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희궁 공원에서 여름방학 학습 계획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양영석 인턴기자]

초·중·고교들이 이번 주부터 잇따라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4주 이상 주어진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방학이라고 해서 공부와 완전히 담 쌓고 지낼 수는 없고 학원 수업 일정만 쫓아가자니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스스로 공부 계획’을 짜보는 것은 어떨까. 찜통 더위 속에서 책상 앞에 앉기가 쉽진 않지만 꼼꼼히 계획을 세워 착실히 실천하면 방학이 끝날 때쯤엔 분명 자신감에 차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각오로 ‘셀프 스터디 플랜’을 짰다는 김보라(15·부산 부곡여중3)양과 이상율(17·서울 영신고2)군을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희궁 공원에서 만났다.

 ◆“수능 대비 취약점 보완”

 고등학교 2학년인 상율군은 ‘필수과목’과 ‘취약과목’으로 구분해서 여름방학 공부계획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입시가 시작되는 고3이 되기 직전 여름방학인 만큼 본격적인 수능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시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율군이 정한 필수과목은 수학Ⅰ, 언어(고전문학), 외국어(듣기·독해)다. 취약 과목으로 고1 과정인 수학10과 외국어 영역의 어휘·문법 부분, 그리고 국사 교과를 꼽았다. 교내에서 상위 10~15% 정도의 성적인 상율군이 원하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면 수능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사는 교과서와 관련 도서를 읽으며 한국사 흐름을 익히는 게 목표다.

 상율군의 ‘아킬레스 건’은 수학이다. 그는 “수학은 가장 취약한 과목이자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며 “올 여름엔 ‘수학 잡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우선 고2부터 배운 수학Ⅰ의 경우, 복습과 예습을 동시에 병행할 계획이다. 수학의 고전으로 통하는 ‘수학의 정석’ 책과 인터넷 강의를 주 3~4회씩 들으며 공부할 생각이다. 수학10 과정에서는 표준편차, 삼각함수 등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한 뒤 문제풀이를 많이 해 볼 참이다. 상율군은 “수학10을 극복하지 않으면 2, 3학년 과정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영어는 최근 수능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떨어진 과목이다. 고교 입학 직후 그럭저럭 점수가 잘 나와 방심한 탓에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4주 동안 단어와 독해, 문법, 듣기를 고루 공부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듣기는 주1회 문제풀이 후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자주 틀리는 유형을 익히고, 독해와 문법은 참고서를 활용한다. 잘 외워지지 않는 단어들은 인터넷 강의를 보며 쉽고 재미있게 외우는 비법들을 참고하기로 했다.

 ◆“중학교 과정 총정리”

 중3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는 보라양은 “중학교 과정을 총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중1 때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성적이 우수했던 보라양은 사춘기를 겪으며 성적이 전교 200등 밖까지 뚝 떨어졌다. 그러다 3학년부터 다시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해 이젠 전교 상위 15%까지 올라왔다.

 보라양은 “올 여름방학은 공부에 소홀했던 2학년 때 생긴 빈틈을 메울 수 있는 중학교에서의 마지막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행학습 위주인 학원에 안 가는 대신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택한 이유도 “기초가 부족한 중학교 과정을 보완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중점을 둔 과목은 국어와 수학이다. 국어는 독해력 향상이 목표다. 글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아 시험 때마다 주제를 찾으라는 문제를 자주 틀리기 때문이다. 보라양이 생각한 방법은 교과서 지문을 읽으며 단락별로 주제를 한 줄로 적어보는 것이다. 2학기 교과서를 활용해 예습 효과도 함께 거두기로 했다. 매일 아침 신문 사설과 칼럼을 읽으며 주장과 그 주장의 근거를 찾아 정리해 보는 연습도 이미 지난주부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간단하게나마 독후감을 쓰겠다는 계획도 벌써 실천에 들어갔다. 보라양은 또 “고등학교 언어영역 공부에 대비해서 매일 아침 40분씩 고사성어와 어휘력 공부도 하겠다”고 말했다. 올 가을엔 한자 4급 시험에도 도전한다는 각오다.

 수학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지만 2학년 때 손을 놓았던 공백이 커서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다. 특히 원과 직선, 원주각, 삼각비 등 도형 부분에 약한 보라양은 “1, 2학년 과정 문제집을 다시 풀면서 기본 원리부터 차근차근 다지겠다”고 말했다. 특히 통계처럼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은 EBS(교육방송)나 인터넷 강의를 활용해 공부할 생각이다.

박수련 기자
사진=양영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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