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적 마찰은 不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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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직후인 1일 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냈다. 성명은 '유감, 우려, 분노'라는 단어를 사용했고'신사를 더 이상 참배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끝맺었다.

고이즈미 총리 취임 후 네차례의 신사 참배가 있었지만 참배 중단 요구를 하기는 처음이다.

2일엔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이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다시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마찰은 피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인 것 같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교섭을 비롯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의 기본 노선이 고질병에 가까운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로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한.일간 외교적 마찰이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개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런 점에서 정부 움직임은 야스쿠니 참배 문제로 고이즈미 총리의 방중(訪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중국의 대응과는 궤를 달리한다.

일본 정부가 당초 건립을 약속한 제3의 추도시설 문제가 진전을 보이지 않는 점까지 감안하면 한국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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