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그룹 커진 뒤 필요한 건 혁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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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두산은 지난 6∼7년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는데, 불안한 요소가 없지 않습니다.”

 박용만(52·사진)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은 최근 두산그룹 연수원인 연강원에서 ‘혁신’을 주제로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계열사 CEO들에게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혁신에 대한 생각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세와 이익규모가 커졌고, 우수한 인재들도 모여들었지만, 만족하고 자축하기에는 미진한 점이 아직 많다는 지적이다.

 박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 기존사업에서의 성장)’과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 인수합병 등을 통한 성장)’을 모두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두산이 양적인 성장에 치우쳐온 점을 지적한 것으로, 현 체제에서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내실을 다질 수 있도록 그룹을 다시 추슬러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혁신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먼저 가는 사람, 즉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가지는 이점은 두 번째 따라오는 사람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면서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위험 부담이 크지만 남을 벤치마킹하면서 따라가다 보면 성공하기 힘들고 노력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CEO 세미나는 올 1월 두산그룹의 CEO들이 중국 상하이에 모여 세미나를 가진 데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혁신’이었다. 존 웡 보스턴컨설팅그룹 아시아 대표와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 등 전문가들의 혁신 관련 강연을 듣고 토론도 벌였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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