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 김성필씨 아파트 무상기증/영세민 보금자리선물(지방패트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경남 창원시 성원아파트/보훈가족 등 천여세대 입주/상가수입으로 자활기금 적립/5년동안 관리비부담도 없어/“이사걱정 없이 편한 생활 꿈만 같다” 감격
90년 11월 창원의 중소건설업체인 성원토건·(주)성원·(주)성원기업 등 3개 계열회사(회장 최윤영) 창업주인 김성필씨(41)가 이들 회사 공동명의로 영세민들을 위한 아파트 1천17가구(공사금액 2백77억원)와 상가건물 3동(공사금액 71억원)을 경남도에 무상기증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창원시 대방동 성원기증아파트가 착공 2년만에 완공돼 입주를 시작,「내집마련의 꿈」을 이룬 입주민들의 감동으로 술렁이고 있다.
입주민들은 새집에 이삿짐을 풀고 따뜻한 방에 둘러 앉아 달동네를 옮겨다니며 겪었던 설움을 돼새기고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내집이 생겼다는게 그저 꿈만 같아서 마루를 쓸고 닦느라 뜬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7년전 남편이 고혈압으로 숨진뒤 사글셋방을 돌며 4남매를 뒷바라지해오다 301동 602호에 입주한 정군자씨(47)는 『연탄불이 꺼져 아이들이 추위에 떨거나 더이상 연탄가스중독 걱정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돼 무엇보다 마음이 놓인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노환을 앓는 할머니(67)를 모시고 28일 311동 707호에 보금자리를 꾸민 소녀가장 윤선미양(16·마산여상 1년)과 동생 상미양(15·경남여상 1년)·성일군(13·마산중 1년) 등 3남매는 그 지긋지긋한 이사다니기의 악몽이 되살아는 듯 『이제는 이사를 안해도 된다』는 말을 몇번씩 되뇌었다.
7년전 아버지를 여의고 마산시 교원동 달동네의 월세 5만원짜리 단칸방을 비롯해 계절이 바뀌기가 무섭게 이삿짐을 꾸려온 이들 「철새가족」의 막내 성일군은 『이제는 마음놓고 공부하고 친구들도 사귈 수 있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전체 1천17가구중 다음달 25일까지 입주할 예정인 9백82가구는 경남도내 소년·소녀가장 32가구와 독립유공·보훈가족 1백18가구,생활보호대상자 등으로 29개 시·군과 보훈처 등의 추천을 받아 각계각층의 대표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위원장 박종택경남도부지사)의 10여차례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입주가 확정됐다.
남은 35가구도 입주지원대상자 가운데 심사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내달중 입주시킬 계획이다. 성원측은 또 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대부분 생계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아파트에도 목욕탕 2동(8백31평)과 유치원(5백23평) 등 (시가 71억원상당)을 추가로 건립해 기증,아파트 관리를 맡은 경남도가 이들 시설 임대수입으로 아파트단지의 공동관리비와 자립기금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로써 입주민들은 1차 입주기간인 앞으로 5년간 관리비 부담없이 살면서 그동안 자립기금을 마련,내집을 마련하거나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고 5년후 다시 심의를 거쳐 입주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경남도는 입주민들중 생업수단이 없는 6백80가구에 대해서는 취로사업 등 수입원을 알선해 자부담 60%,도보조 20%,아파트 부대시설 수익금 20% 등으로 매월 8만4천원의 적금을 부어 5년후 가구당 생활자립기금 5백만원을 조성해 자활 터전을 마련해 줄 계획이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입주민들을 위해 경남도·창원시·보훈지청 등 공무원과 새마을부녀회원 등 30여명을 아파트단지에 보내 이삿짐운반을 도와 더욱 훈훈한 이웃의 정을 느끼게 하고 있다. 대지 4천6백평에 19평형의 20층짜리 3개 동으로 지어진 이 아파트는 90년 12월 착공,이달초 완공을 보게 된 것이다.<창원=허상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