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낡은 방앗간기계 예술품으로 탈바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내달 20일까지 광주서>
버려진 헌 방앗간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이색 전시회.
21일부터 내달 20일까지 열리는 중견서양화가 전수창씨의 「방앗간 인스트레이션」전.
경기도 광주군 태촌변 천진암 성지입구의 낡은 방앗간이 새 생명체로 부활하는「생명의 축제」라고나 할까.
낡은 방앗간과 기계들이 하나의 작품으로, 깨어진 벽돌·자투리나무들이 온전한 예술품으로 탈바꿈한 공간 속에 전수창의 조형의식이 잘 드러난다.
그는 우주만물의 근원적 생명을 선과 색채만의 추상화면에 담아 왔다.
그의 그림에는 형상이 없다. 근원적 생명을 드러내는데 형상은 장애요소가 될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때문에 그의 작품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생명의 의미」가 아니라 작품이라는 생명체 앞에서 직접 느끼는 「생명에의 체험」이다.
형상을 배제하면서 선과 색이 하나로 어우러진 그의 하면은 생명의 움직임·생명의 따사로움 등 원시적 생명력을 강렬하게 전달해 준다. <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