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지구,갈림길에서다] 열리는 블루오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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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에너지관리공단이 개최한 '기후변화협약대응 사진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은 신상우씨의 '태양… 그 무한한 빛'.[사진제공=에너지관리공단]

정말 이런 걸로도 떼돈을 벌 수 있는 걸까요.

남태평양 한복판에 값싼 철분(Fe)을 뿌려 큰돈을 벌겠다는 회사가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플랑크토스’라는 곳입니다.

철분 가루를 뿌리면 크기 1㎜도 안 되는 식물플랑크톤(下)이 자라는데, 이게 돈이 된다는 겁니다.

식물플랑크톤도 다른 식물처럼 광합성을 합니다. 광합성을 할 때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CO2)를 잡아먹지요.

‘기후변화협약’은 CO2를 목표치보다 더 줄이면 ‘배출권’을 줍니다. 배출권을 팔면 곧바로 돈이 됩니다.

플랑크토스의 목표는 바로 이 배출권을 확보하는 겁니다. 사람들은 이 회사가 장래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3월에 플랑크톤 양식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가 여섯 배 넘게 올랐으니까요.

실리콘밸리에는 특수한 이끼를 잔뜩 키워 자동차 연료를 뽑아내 돈을 벌겠다는 회사도 있습니다.

이 연료는 휘발유나 경유보다 CO2를 훨씬 적게 내뿜는 답니다. ‘라이브 퓨얼’이라는 이 회사는 지난달 말 1000만 달러(93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습니다.

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새로운 사업 영역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질까봐 걱정만 하고 있을 때, 다른 곳에선 모험적인 아이디어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습니다.

‘청정기술(GTㆍGreen Techonology)’이라 불리는 신사업들이 정보기술(IT)ㆍ바이오기술(BT)만큼 각광을 받을 날도 멀지 않았나 봅니다. 

▶식물플랑크톤=바다ㆍ강ㆍ호수에 떠다니며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 식물을 말합니다. 고등식물과 마찬가지로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놓습니다. 식물플랑크톤이 물속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다시 물속으로 녹아들기 때문에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서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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