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농업기술 연수 “붐”/동남아 비롯 아·유럽서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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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잠업·쌀 농사 등 선진기술 학습
동남아를 비롯한 아프리카·유럽 등지에서 우리나라의 선진농업기술을 배우러 오는 농업연구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농촌진흥청 잠업시험장에는 현재 페루·엘사바도르·필리핀·스리랑카·베트남·이집트에서 각각 2명,튀니지·멕시코·벨기에·볼리비아 각 1명,네팔 4명 등 모두 11개국의 농업연구관 20명이 한국의 잠업기술을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
이에 앞서 6,7월에도 21개국,26명이 쌀농사와 농촌개발교육 등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교육생 20명 가운데는 이집트 식물보호소 선임연구원 메칼라씨(58)와 잔눈씨(44),페루 잠업개발사업단 기술이사 로사씨(45),베트남 국립잠업연구센터 부소장 당딘단씨(45) 등 5명의 농학박사도 끼어있어 교육수준을 가늠케 한다.
정부 초청으로 이루어지는 이 농업기술교육은 외무부와 국제협력단이 훈련비를 지원하고 농촌진흥청이 농진청 안에 있는 외국인 숙소를 제공하는 등 일체 무료로 실시된다.
이들에 대한 교육은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 첨단농업기술을 전수함으로써 ▲국가간의 협력관계 확대 ▲해외자원 확대를 위한 기반조성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치강화 및 지지기반을 조성하고,국내 잠업 기업체의 해외진출을 넓히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국제잠업시장에서 중국의 독점을 막는데도 큰 목적이 있다.
7월29일부터 9월8일까지 6주간 계획으로 진행되고 있는 잠업교육 훈련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시작,▲뽕나무 재배 ▲누에사육 ▲병해충 방제 ▲토양분석 ▲누에 실뽑기 ▲누에 등급매기기 ▲인공사료조제 ▲병해충 분류 및 방제 등으로 짜여 있으며 간단한 한국의 예절·전통·역사 등도 포함돼 있다.
교육훈련은 잠엄시험장 농업연구관 이완주박사(48) 주관아래 잠업 연구관 23명이 강사로 보조하고 있다.
이완주연구관은 『이들 국가의 잠업기술 수준이 우리나라 60년대 수준으로 낙후돼 있어 3백평당 고치생산량이 40㎏(30만원선) 이하로 우리나라 80㎏(72만원선)의 절반에 그쳐 흥미가 높고 교육열도 높다』고 설명.
농촌진흥청이 외국인에게 농업기술 교육을 실시한 것은 72년부터. 첫해인 72년에는 6개국 39명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아시아지역 21개국 1천1백95명 ▲중동 7개국 53명 ▲아프리카 32개국 2백39명 ▲미주지역 26개국 1백71명 등 모두 86개국에서 1천6백58명이 미곡생산,농업개발 및 기반조성,잠업 등 각 분야의 교육을 받고 돌아갔다.
메칼라박사(58·이집트 식물보호소 선임연구관)는 『이집트의 누에사육 방법이 한국에 비해 너무 뒤떨어져 품이 너무 많이 들고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어 잠업진흥을 위해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했다.<수원=김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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