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값 크게 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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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업체들이 자동차 가격을 속속 내리고 있다.

중앙일보는 5월 7일자(1.6면) 지면을 통해 한국에서 수입차가 다른 나라에서보다 턱없이 비싸게 팔려 소비자들이 '봉' 취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앙일보 보도로 집약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차 값을 인하해도 될 만큼 한국에서 수입차가 잘 팔리는 것도 한 몫 했다. 한국에서 한 해에 약 6100대의 차량을 팔고 있는 BMW코리아가 가격 인하를 주도하고 있다.

BMW코리아는 22일 뉴528i.528i 스포츠.530i.550i 등 'BMW 뉴5 시리즈' 네 모델을 출시하면서 주력 차종인 뉴528i의 가격을 이전 모델 가격보다 1900만원이나 싼 6750만원으로 책정했다. 뉴528i는 배기량 2996㏄로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됐던 525i모델의 후속이다. 새 530i의 가격은 이전 530i보다 540만원 싼 9150만원에 내놓았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한국에서 차가 많이 팔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528i 모델을 6000만원대 중반 가격에 출시했다"면서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더 강화하려는 BMW의 적극적인 의지를 반영한 조치"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코리아.포드코리아 등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최근 차 가격을 내리고 있는 추세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5980만원에 팔던 300C(3500㏄급)의 가격을 5780만원으로 내렸다. 포드코리아는 이스케이프 2.3 XLT을 240만원 싸게 내놓고 있다.

'특별 유예 금융 리스 프로그램'이라는 장기 할부 제도를 도입하는 수입차 업체들도 늘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C30과 C70에 이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로 했다. 처음에 차량 가격(3290만원)의 35%인 1151만5000원을 내고 36개월간 매달 39만9000원만 납입하면서 차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리스 기간이 끝나면 중고차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유예금 1025만2000원을 내고 차를 자신의 소유로 등록할 수 있다. 렉서스.BMW.벤츠 등도 이 방식을 이용해 차를 팔고 있다.

이 같은 가격 인하와 할부 경쟁은 수입차 업체들이 수익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차 값 인하에는 인색하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라이슬러코리아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차를 제공해 국내 시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수입차의 가격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돼 더 내려갈 것"이라며 "수입차 가격이 내려가면 국내산 자동차와 비슷한 가격에 품질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입차는 지난해 4만530대가 팔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4.2%(가격기준 13.6%)에 이르렀으며, 올해는 5%를 넘어설 전망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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