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점차 안정돼 상환호전/한­러 경제세미나 참석/아간베기안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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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천연자원 등 보다 많은 투자를
『러시아는 서서히 시장 경제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과도기의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나는 러시아 경제의 저력을 믿는다.』
러시아 국민경제 아카데미원장 아벨 아간베기안박사는 3일 한양대 경제연구소에서 열린 「한·러시아 경제세미나」에서 러시아 경제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아간베기안박사는 고르바초프 전소련 대통령때부터 경제정책 입안에 참여해온 대표적인 개혁과 경제학자. 원래 계량경제학을 중심으로 연구활동을 했으나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경제정책에 개혁적인 제안을 내놓으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는 현재 독립국가연합(CIS)이 겪는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우선 재정적자축소를 꼽았다. 91년 러시아정부의 재정적자는 국내 총생산의 24%. 지난 5개월동안 국가보조금,정부투자 축소 노력으로 올해 재정적자는 국내 총생산의 5% 정도로 안정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두번째로 민영화를 꼽은 그는 올해까지 국유자산의 50%가 민영화 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수산업이나 중화학산업을 민수용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제는 많은 진척이 있어 2년전까지만 해도 군용품만 생산하던 군수산업체들이 생산시설의 24%를 민수용으로 바꿨고 중화학공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간베기안박사는 한·러시아 경제협력에 관해 『한국기업들이 천연자원 개발이나 석유화학산업 등에 좀더 많은 투자를 하길 바란다. 현재 루블화의 불태환성 등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소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개혁전 달러당 2백30루블이던 루블화 환율이 1백20루블로 안정되는 등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또 러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양질의 노동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뛰어든다면 반드시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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