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계몽 영화 경찰이 만들었다|부산지방경찰청 석달간 3편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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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부산지방 경찰청이 전국 최초로 어린이 교육용 방범 영화를 제작, 부산시내 국교생들을 상대로 시청각 교육에 나서기로 해 화제.
어린이의 방범 및 질서의식을 높이고 준법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제작한『어린이 방범교실』영화는 경찰업무 소개, 어린이 방범, 어린이 교통안전 등 15∼20분 짜리3편.
부산 경찰청은 11일 오후2시 시민회관 소강당에서 어린이·교사 교육 관계자 등 1천여명을 초청, 시사회를 가진 뒤 1차로 12일부터 대신국교를 비롯한 12개 국교를 순회, 상영하고 경찰관 2명이 직접 방범교육을 실시하는 어린이 방범교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부산경찰청은 앞으로 이 방범교실을 부산지역 모든 국교(2백22개교)로 확대, 운영하고 전 국 각 경찰과도 협조, 전국의 국교생에게 이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부산에 본점을 둔 동남은행 협찬으로 한국 프러덕션 강지훈 감독이 메거폰을 잡아 제작한 이 VTR 영화는 김종결·윤순홍·윤철형씨 등 인기 탤런트 3명과 부산지역 연극인 25명, 경찰관 1백50명, 일반인 4백70명 등 모두 8백15명이 출연해 3개월간에 걸쳐 87곳의 장소를 이용, 찍은 1백78개 장면을 영상으로 구성한 것.
영화는 감천국교 4학년 김성주양(11)이 피아노 앞에서 뮤직박스를 열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잔디밭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뛰놀던 모습을 회상하다 번개가치면서 어린이들이 불량배에게 돈을 빼앗기는 등 불량환경에 오염되는 어린이를 연상, 어린이들이 범죄에 노출되는 현실을 상징화한 서막에 이어 제1편「경찰업무소개」가 시작된다.
15분 짜리 제1편은 순찰, 미아·노약자·응급환자 보호, 교통정리, 청소년 상담, 범인검거 등 경찰의 일상적인 업무를 현장감을 살려 소개.
제2편「어린이 방범」은 ▲가정에서의 방범 ▲일상생활에서의 방범 ▲어린이상대 범죄로 나눠 절도·강도·소매치기·날치기·들치기·노상강도·어린이 유괴 등 우리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범죄의 유형과 그 대책을 탤런트 김종결씨의 내레이터로 상세하게 소개한 20분 짜리 옴니버스형의 영상.
부산경찰청은「어린이 방범] 내용을 40페이지 짜리 만화책으로도 만들어 부산시내 국교생 1만여명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국민학교 6학년인 혜진양이 부주의로 교통사고를 당해 불구가 된다는 얘기를 15분짜리 드라마로 꾸민 제3편「어린이 교통안전」은 탤런트 윤순홍씨가 혜진양의 급우 경식군의 삼촌인 교통경찰 김경사로 출연, 혜진양의 교통사고를 계기로 실시한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을 통해 ▲올바른 걷기 ▲안전하게 길 건너기 ▲자동차 및 자전거 바로 타기 ▲자동차 특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불구가 된 혜진양이 목발을 짚고 병원을 나서면서 퇴원을 축하해 주러온 친구들과 함께 슬픔에 잠기는 것으로 끝난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는『순간의 실수가 엄청난 불행을 가져옵니다』라는 자막을 넣어 어린이들에게 교통사고에 대한주의를 환기시켰다.
부산경찰청 박일용 청장이 아이디어를 내고 방범 지도계의 주관으로 올1월부터 제작을 시작했던 이 영화는 촬영과정에서 피투성이가 된 혜진양이 쓰러져있는 모습을 본 구경꾼이 실제로 교통사고가 난 줄 알고『어린이가 다쳤는데 병원에 옮기지 않고 사진만 찍느냐』며 호통을 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또 가정집에 도둑이 침입한 장면과 은행에 강도가 들어가는 장면 등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집주인과 은행측이『재수 없다는 는 이유로 장소제공을 꺼려 어려움을 겪었으며 야간 촬영 땐 경찰차 싸이렌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잔다는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는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부산경찰청 김송심 방범지도계장(54·경감)은 『시나리오 작성에서부터 촬영·편집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미국 등 외국경찰의 범죄관련 서적 30여종과 국내 자료 50여점을 참고해 알기 쉽고 상세하게 제작했다』면서 『어린이들의 방범의식과 교통질서의식을 높이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강진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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