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정치가 사회 병리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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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언행이 일치하지 않고 장기정책보다 히스테리적 선동정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문제가 사회병리를 가져오는 만큼 앞으로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정신심리학적 분석을 발표해 국민들이 지도자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최근 발족된 한국정신분석정치학회 초대회장으로 선임된 정신과의 백상창 박사(58).
「대권 콤플렉스를 가진 정치인이 집권할 경우 나타날 정치 행태는 어떤 것이며 이는 국민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 나타난 유권자들의 집단의식은 무엇이며 왜 일어났을까」 등 다양한 문제들을 집중 연구하게 될 이 연구소는 지난 12일 30여 명의 정신분석학자· 정치학자·법조인들이 인식을 같이해 발족시킨 것.
현재 한국사회병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백 박사는 그 자신 30여 년간 환자들을 진료하고 20여 년간 서울가정법원의 정신분석 조정관으로 일해 가정파탄· 매춘·분신 자살 등 갖가지 문제들을 지켜보면서 한국사회 병리가 갑작스런 근대화, 민주화 과정과 그에 따른 부작용, 통일화에 따른 부작용 등에 의해 빚어졌다는 생각을 하게돼 학회의 발족을 염두에 두게 됐다고 말한다. 이 학회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들은 동국대 홍정옥· 미국워싱턴대 김용신· 밀러스빌주립 대 이만우 교수, 양달승 전 청와대 비서관, 박동섭 서울지법남부지원부장판사, 유재건 변호사, 김남직 남북문제 전문가 등이다..
이들은 앞으로 연구영역으로 미국· 일본 등 주요주변국가 지도자들의 정신상태도 분석,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도 밝힐 예정이며 남북대화 때 오고 가는 대화의 진의를 심리적으로 분석, 실질적 통일의 지름길이무엇인가도 연구하겠다고 했다. 물론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차기 대통령선거에 나설 인물에 대한 행태 분석 결과도 선거직전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 자신이 갖고 있는 변비와 키가 작은데 대한 열등감, 일본인으로부터 당한 민족적 수치감등이 재임 시 그의 통치 행태를 결정하는 주요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그의 어머니가 모유를 못 먹여 미음에 곶감을 갈아 섞여 먹인 결과 유아 때부터 심한 변비에 시달린 그는 변비가 심성에 가져오는 반복 확인, 구두쇠 성향, 남에 대한 불신, 강한 고집의 양상을 띠게 됐다고 풀이한다.
『김일성의 정신분석』『한국정치와 사회 병리』『마르크스· 모택동· 김일성-그리고 한국 사회』등의 저서를 갖고 있는 백 박사는 앞으로 정기적인 세미나, 회지 발간 등으로 이 학회의 작업을 활성화시키겠다고 했다. < 고혜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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