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씨, 盧캠프 실질적 재정담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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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씨한테 붙은 대선자금 불길이 안희정씨로 번지고 있다. 安씨에 대해선 '제2의 최돈웅'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른바 '좌(左)희정-우(右)광재'가 모두 검찰에 불려감에 따라 청와대는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대선 때 안희정.이광재씨가 개입된 자금수수 문제를 盧후보가 과연 몰랐겠느냐는 여론에도 신경이 쓰인다.

특히 安씨는 노무현 캠프의 재정문제를 실질적으로 책임진 주인공으로 알려져 李씨에 대한 수사보다 폭발력이 클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제2의 최돈웅 되나=민주당 김성순 대변인은 "검찰이 '노무현 캠프에도 한나라당의 최돈웅 의원 같은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고 했는데 安씨가 盧캠프의 저수지를 관리했던 것 아닌가"하는 논평을 냈다.

실제로 盧캠프를 아는 인사들은 "돈에 관한 한 이광재보다는 안희정"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의 역할이 각각 달랐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盧캠프에서 안희정씨가 총무.재정을 담당하는 사실상의 사무총장 역할을 했고, 이광재씨는 기획 일을 맡았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형식상으로는 이상수 총무본부장이 자금결제권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안희정씨가 공식.비공식 조직의 자금 수요처를 파악해 자금을 결제하는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도 "盧캠프의 자금전달 역할은 안희정이 했다"고 했었다.

◆갈등이냐, 조율이냐=여권에선 "왜 이광재씨가 안희정씨 이름을 꺼냈느냐"는 문제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우선 '이광재.안희정 갈등설'이다. 열린우리당 핵심인사는 "이광재씨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 얼마든지 혼자 안고 갈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안희정씨와 갈등이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李씨측 인사는 "그동안 안희정씨가 계속 (공개를)말려서 썬앤문 부분을 부인했었다"고 주장했다. 안희정씨 때문에 일이 꼬였다는 불만이 묻어난다. 조율설도 있다. 두 사람의 관계상 李씨가 썬앤문 돈 수수사실을 공개할 때 安씨와의 조율을 거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권력핵심에서 차례로 밀려난 두 사람이 느낄 동병상련도 조율설을 뒷받침한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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