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세단뛰기 김성호 뛰었다 하면 새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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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4년 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결선 무대에 서야 할 텐데…. 어깨가 무겁습니다."

대구 유치단의 일원으로 케냐에 다녀온 김성호(17.전남체고 2.사진) 선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만 해도 자랑스러운 일인데, 거기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고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설렌다"며 희망에 부풀어 있다.

김성호는 남자 세단뛰기 유망주다. 2년 전, 전남체중 2년 때 15m03㎝, 15m46㎝를 뛰어 연거푸 중등부 한국 최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15m76㎝로 고등부 은메달을 따냈다. 순위보다 기록향상 속도가 초스피드다.

김성호는 원래 단거리 선수다. 100m 11초02, 200m 21초73의 기록이 말해주듯 발군의 스피드가 장기다. 그러나 1m80㎝.65㎏의 체격으로는 단거리 종목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 올 들어 세단뛰기로 완전히 '전업'했다.

그를 지도하고 있는 문봉기(전남체고) 교사는 "정통 단거리 선수 출신이라 스피드는 따로 훈련을 시키지 않고 있다. 근력만 보강하면 한국기록(17m07㎝) 보유자 김덕현(22.조선대 4)을 추월하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평가했다.

세단뛰기는 특성상 스피드와 도약력이 필수다. 문 교사는 "올해부터 발목과 무릎의 근력을 집중 강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호가 김덕현의 기록을 모조리 깨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3년 안에 김덕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종목 아시아 최고기록은 올레그 사키르킨(카자흐스탄)이 94년 세운 17m35㎝이고,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 우승기록은 17m57㎝다. 17m만 돌파하면 어지간한 지역대회에선 우승이 가능하고, 세계선수권에서도 파이널(8명)에는 들 수 있다.

대표팀 김혁 코치는 김성호에 대해 "아직 나이가 어려 근력이 붙지 않았고 기본기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도 "스피드가 탁월해 힘만 붙으면 단시일에 17m에 도전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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